'판깔린 생보사 인수전'…우리금융, 보험업계에 첫발 내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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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깔린 생보사 인수전'…우리금융, 보험업계에 첫발 내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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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포트폴리오 확충 위해 보험사 인수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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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면서 보험업계에 발을 들일지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등 생보사들은 잇따라 매각 소식을 알리며 판을 깔아주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몸값이 2조원을 웃도는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6월말 총자산 20조2000억원을 보유한 업계 11위로, 전반적인 보험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건전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푸르덴셜생명의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50억원이고, 총자산이익률(ROA)은 1.07%로 2위다.

특히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은 505.13%로 압도적인 1위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며, 생보사 RBC비율 평균은 296.1% 수준이다.

푸르덴셜생명과 함께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우리금융 인수전의 물망에 올랐다.

동양생명, ABL생명은 안방보험의 위탁 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2월 이전 대주주가 바뀌며 잠재적인 매물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2015년, 2016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창업주 사기·횡령 혐의와 보험업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중국 금융당국의 위탁경영을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작년부터 안방보험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모든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있으며, 국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매각 대상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당장 매각을 앞둔 푸르덴셜생명에 비해서는 뒤로 밀려 있는 상황이다.

KDB생명도 후보군이다. KDB산업은행은 내년 초까지 KDB생명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앞서 언급된 생보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인수 시 추가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간의 구조조정으로 불안해진 영업 조직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지난 18일 매각 예비입찰에 금융지주는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한편 우리금융은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는 등 큰 짐을 덜어내면서 영토 확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2일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주식 1.8%(1321만2670주)를 주식시장 개장 전 글로벌 장기투자자들에게 전량 매각하면서 오버행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

오버행이란 주식시장에서 언제든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 물량 주식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을 뜻한다.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면서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완전민영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내년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도입을 승인 받으면 계열사가 없는 증권사, 보험사 등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지주사로 전환함에 따라 보험사 인수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업포트폴리오 확충을 위해 장기적으로는 보험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보험사들의 상황이나 자본 등의 문제로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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