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등 바클레이즈 채용청탁 의혹…방문규 행장 '첫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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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등 바클레이즈 채용청탁 의혹…방문규 행장 '첫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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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관계 조사 지시…"경위 알아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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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수출입은행과 공기업 및 민간은행이 외국 투자은행에 대가성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이 같은 비리 사실에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 취임 후 첫 위기에 직면했다.

15일 외신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9월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가 2009년 4월부터 2013년 8월까지 국책은행과 공기업 임원의 자녀 및 지인의 채용 청탁을 받고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SEC는 "한국 국책은행 임원은 지인에 대한 정규직 고용을 요청했고, 바클레이즈 아시아본부가 이를 받아들였다"며 "더 나은 후보자가 있었지만, 바클레이즈 코리아의 요청으로 임원의 지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고 알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미 당국이 범죄를 파헤치기 전까지 국내 당국은 범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자괴감이 든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민이 힘들었던 시기에 국책은행과 공기업 임원들이 채권 발행을 사적으로 운용했다니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원은 해당 국책은행을 포함해 관련 사례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면서 "민주당도 소관 상임위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6월 수출입은행이 1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할 당시 주관사로 선정된 바클레이즈는 115만달러(당시 약 14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이에 SEC는 바클레이즈에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 630만달러를 부과했다.

같은해 한 공기업도 10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채용 비리가 있었다.

SEC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4월 한국의 한 공기업에서 최고 결정권자의 아들을 인턴으로 채용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인턴 채용 확정 얼마 후 바클레이즈가 10억 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주관사로 선정됐다. 바클레이즈는 당시 수수료로 97만달러(약 12억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민간은행의 채용 비리 연루 사실도 드러났다. 2011년 한국 민간은행의 고위임원의 채용 청탁이 있었으며, 바클레이즈는 해당 임원의 요청대로 그의 딸을 채용했다. 그 대가로 바클레이즈는 같은해 12월, 5억달러 규모의 선순위채권 거래에 참여했고 30만달러의 수수료를 챙겼다.

한편 국책은행의 이 같은 비리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방문규 수은행장은 사실 관계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행장은 이번달 1일 취임해 "수출입은행은 이제 단순 금융 제공자를 넘어서 가장 앞단에서 사업을 개발하고 금융을 주선하는 '금융 리더'가 돼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사태 파악 직후 담당 부서를 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아직 정확한 입장은 표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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