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빙과 매각이냐 육성이냐…자회사 설립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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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빙과 매각이냐 육성이냐…자회사 설립 효과는?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0월 18일 0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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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사업 적자 털고 제과사업 활성화…"지분 매각은 옵션 중 하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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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해태제과식품(대표 신정훈)의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이 독립한다.

성장 정체에 빠진 아이스크림 사업부의 전문성을 키우면서 주력 사업인 제과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이다.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저조한 아이스크림 사업부가 곧 매각 수순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해태제과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해태아이스크림 주식회사(가칭)'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분할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이와 관련해 해태제과 관계자는 "사업부서 이동과 관련한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자회사이므로 직원들 처우는 동일하게 이관된다"고 말했다.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장수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해태제과는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와 함께 빙과업계 '빅4'로 꼽힌다.

하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다.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사업은 2012년부터 영업손실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정찰제 시행, 저수익 제품 정리 등을 통해 지난해 아이스크림 사업에서 매출 1700억원을 올렸지만 출혈 경쟁으로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더욱이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선선한 기후 탓에 해태제과를 비롯한 빅4가 모두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젤라또 프랜차이즈 '빨라쪼'(PALLZZO)도 골칫거리다. 해태제과는 지난 2008년 61억원을 들여 빨라쪼 한국법인을 인수했지만 10년째 이어진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빨라쪼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손실(4억)을 넘어섰다.

해태제과로선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아이스크림 사업의 재기를 위해서라도 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신설 법인에서는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투자와 신제품 연구개발(R&D) 등에 보다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빙과업계 트렌드를 반영해 빨라쪼와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유통망을 구축하는 등 시너지 창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 편의점 등 소매업체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바(bar) 아이스크림보다 프리미엄 제품인 컵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아이스크림 카테고리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이 23.6%로, 이마트24에서는 15.6%로 성장했다.

주력 사업인 제과부문에 힘을 실어 주는 차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해태제과는 지난 2014년 '허니버터칩'을 출시하며 유통업계에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후 히트상품은 부재한 상태다. 그 결과 매출은 2015년 7983억원에서 지난해7253억원으로 소폭 줄었고 영업이익은 468억원에서 23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일각에서는 주요 소비층인 아동 인구 감소와 커피 전문점 성장으로 빙과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해태제과가 매각 또는 축소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해태제과는 법인 분할을 통해 외부 투자유치, 전략적 사업제휴, 기술협력,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사업 환경이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지만 매각은 다양한 옵션 중 하나일 뿐이며 법인 분할의 주요 목적은 경영 효율화"라며 "제과의 경우 허니버터칩이 워낙 인기였어서 부각이 안 된 것일 뿐 '오예스 미니' '빠새' 등 신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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