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올림픽선수촌' 제동 건 안전진단…재건축 시장 '초긴장'
상태바
잠룡 '올림픽선수촌' 제동 건 안전진단…재건축 시장 '초긴장'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0월 20일 08시 55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가기준 대폭 강화…목동·성산시영 등도 불투명
20191015171700_1376825_500_281.jpg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서울 재건축 시장의 잠룡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대폭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에 발목을 잡혔다. 이번 결과는 이미 안전진단을 신청했거나 준비 중인 다른 대형 재건축 단지들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5일 송파구청은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올재모)'에 정밀안전진단 결과 C등급을 받았다고 통보했다. 아파트를 재건축하려면 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554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을 위해 지은 아파트로 1989년 일반에 분양해 현재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넘긴 상태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인 올재모를 중심으로 지난해 9월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시작, 총 3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모았다. 지난 1월 정밀안전진단을 신청, 5월부터 송파구에서 본격적인 안전진단 검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안전성' 항목을 50%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광장아파트 3동과 5~11동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새 기준을 적용받은 1, 2동은 C등급을 받아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올림픽선수촌은 주거 환경 분야, 설비 노후도 등에서 D등급 이하를 받았으나 구조안전성에서 B등급을 받아 종합 C등급을 받게 됐다.

올재모 측은 이번 진단 결과와 관련, 자체 조사 결과와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 구청에 소명을 요구한 상태다. 구청의 소명을 듣고 나서 이후 대응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결과는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 이후 강남권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안전진단 결과여서 시장에 미칠 파장도 거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안전진단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6·9·13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고, 5단지 등 나머지 단지도 연구용역을 위한 모금 중이다.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역시 지난 7월 정밀안전진단 연구용역을 발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광진구 광장극동아파트 1·2차는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정밀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공급 절벽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총 31곳에 불과하다. 특히 구역이 지정된 곳이 지난해 2건, 올해는 아직 1건도 없을 정도로 재건축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송파구 방이동 A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대표 잠룡인 올림픽선수촌이 안전진단 통과에 실패하면서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위축됐던 재건축 아파트 인기가 더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