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역설…아크로리버파크, 3.3㎡당 1억 어떻게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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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역설…아크로리버파크, 3.3㎡당 1억 어떻게 찍었나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0월 01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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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앞두고 신축수요 몰린 탓…인근 단지도 줄줄이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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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반포 '아크로리버파크'가 3.3㎡당 1억원에 실거래되며 서울 강남권 아파트 3.3㎡당 1억원 시대가 열렸다.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되레 신축 집값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14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가 23억9800만원에 실거래됐다. 3.3㎡당 9992만원으로 사실상 1억원을 찍은 셈이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공식 발표한지 이틀 만에 일어난 일이다.

아크로리버파크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 전용 59㎡가 2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는 루머가 돌면서 국토부까지 나서 소문을 직접 조사했고 결국 허위로 결론 났다. 하지만 1년 후 실거래가 등록되며 3.3㎡당 1억원이 현실화했다.

문제는 가격 상승세가 점점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가 21억7000만원에, 대치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59㎡가 19억9000만원에 실거래되는 등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다른 신축 단지 역시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8월 13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이대로 두면 강남이 3.3㎡당 1억원이 될 판"이라며 "이런 시그널을 막기 위해 상한제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김 장관의 정책 목표와 시장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강남권 아파트들이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때문이다.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신규 공급 위축이 예상되자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정부 규제가 시장에서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올해 거래 추이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2016∼2019년(8월 27일까지) 연도·지역별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2만6121가구 아파트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이 가운데 실거래가가 10억원 이상~20억원 미만인 아파트는 20.0%(5230가구), 20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4.2%(1106가구)를 차지했다. 이런 고가 아파트 비중은 지난해 14%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가 전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도 분양가 상한제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대철 한국주택협회 회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수출부진 등 각종 경제지표의 하방 압박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주택공급 감소, 가격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했던 분양가 상한제의 확대 시행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 필요성을 재차 드러내고 있다. 오히려 정책 시행이 늦어지면서 일부 지역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겠다는 게 국토부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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