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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창립 4년만에 '예비 유니콘' 성장, 투자단계 이후 흑자전환 기대감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기사 출고: 2019년 09월 25일 오전 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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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잠들기 전 주문한 식품을 아침 식사로 먹는다.

마켓컬리가 2015년 처음 선보인 '샛별 배송'은 서울 강남 일대 주부들 사이 돌풍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2~3년 후 유통업계 전반에 새벽 배송을 정착시켰다. 정부로부터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 받는 쾌거도 있었다.

김슬아 대표는 32살의 나이에 마켓컬리를 창립했다. 신의 직장인 골드만삭스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하고 싶은 것'에 올인한 것이다.

샛별 배송으로 한 수 앞을 내다본 김 대표는 이제 회사-생산자-고객을 잇는 친환경 정책으로 두 수를 앞서간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Q.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마켓컬리를 창립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처음 마켓컬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저와 창업 멤버들은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직접 판매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식품을 매입해 완벽한 상태로 전달하면 고객들이 호응해주고, 이로 인해 생산자로부터 좋은 상품을 더 많이 매입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생각하게 됐죠.

마켓컬리는 현재 회원수 300만명, 하루 주문을 3만~4만건 처리하고 있으며 취급품목도 1만여개로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이 성장 뒤에는 고객들의 신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굉장히 깐깐하게 상품을 소싱한다고 들었습니다.

== 처음부터 지금까지 '상품 위원회'를 거치고 있습니다. 내부 상품기획자(MD)뿐 아니라 마케팅, 고객서비스(CS) 등 다양한 조직원들과 함께 합니다. 상품위원회는 '나와 내 가족들이 쓰는 상품'이라는 점에 집중하다 보니 통과율이 굉장히 낮죠. 처음엔 80%가 탈락할 정도였으니까요.

'컬리온리' 상품도 있습니다. 전국 각지와 해외의 생산자들에게 마켓컬리의 노력이 소문 나면서 현재 1000개가 넘는 상품을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훌륭한 상품이 제조된 그대로 배송될 수 있도록 창업 초기부터 '풀 콜드 체인'(Full Cold Chain)을 이어오고 있죠.

생산자들에게 합당한 값을 제시하면서 고객에게도 합리적 혜택을 제공해야 하므로 매주 대형마트와 주요 온라인 마트의 가격변동 상황을 확인하고 생산자들과도 끊임없이 논의합니다.

Q. 생산자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눈에 띕니다.

== 마켓컬리의 최고 우선 순위는 품질입니다. 이를 위해 상품위원회, 풀 콜드 체인, 샛별배송이 시작됐죠. 이후 사회 기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했습니다.

우선 생산자들의 재고 부담을 고려해 마켓컬리는 수요 예측 등을 통해 상품을 100% 직매입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재고부담은 생산자들 몫이었죠. 마켓컬리는 상품 가짓수가 1만개로 늘어난 지금까지도 100% 직매입을 고수합니다.

상품 배송 담당자들과는 건당 비용이 아니라 언제나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월 고정계약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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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샛별 배송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지적도 여럿 나왔는데요.

== 하지만 지속적으로 고민한 부분이 바로 환경이었습니다. 회사가 영속하고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우리가 존재하는 생태계에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이전부터 시도했던 부분인데요. 2016년부터 '에코박스'라는 종이박스를 도입해 버전을 세 번 업그레이드해왔고 박스 내 부자재도 친환경으로 바꾸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는 '큰 점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썩지 않고 토양에 남는 플라스틱을 덜 쓰는 것이 여기에 해당했죠. 우리는 '올 페이퍼 챌린지'(All Paper Challenge)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Q. 25일부터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한다고요.

== 올 페이퍼 챌린지는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교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박스 안쪽의 포장재는 물론 비닐 파우치, 박스 테이프, 완충포장재도 모두 종이로 변경할 계획입니다. 연간 2000t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냉매의 경우 젤 아이스팩에서 100% 워터팩으로 변경합니다.

종이를 택한 이유는 여러 소재로 테스트해본 결과 종이가 냉해, 해동, 파손율 등의 기준에 가장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상자나 에코백도 테스트 했습니다. 이들은 131회 가량 사용해야 종이보다 친환경적이라고 하는데요. 131회를 쓰면 내구성 문제가 생기고 결국 언젠가는 버려져야 합니다. 위생 문제도 생길 수 있죠. 종이의 경우 소각하면 5개월만에 분해되는 점도 생각했습니다.

Q. 종이도 결국은 나무를 훼손하는 일 아닐까요.

== 마켓컬리는 '트리플래닛'이라는 훌륭한 회사와 함께 하게 됐습니다. 고객들이 받은 박스에서 송장을 떼고 문 앞에 내놓으면 마켓컬리가 수거해 재활용업체에 판매합니다. 그 수익금을 기반으로 트리플래닛과 함께 초등학교 내 숲을 조성합니다. 한 달에 1개정도 학교 숲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종이로 전환할 경우 비용이 더 소요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종이 박스와 스티로폼 박스만 놓고 보면 비용이 더 줄어듭니다. 다만 내부 완충재 등을 합치면 비용상승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죠. 향후 장기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다른 산업 관계자들도 동참하게 시작하면 비용은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배송 지역 확대 요구에는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요.

== 더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남양주와 죽전 2곳에 추가했습니다. 배송지역 확대는 서울, 경기 인접지역 위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 지역은 아직 계획이 없습니다. 서울 서부권에 물류센터를 확충한 후 배송지역 확대를 고려하려고 합니다.

Q. 흑자전환 시점은 언제로 보시는지요.

== 지금까지 마켓컬리의 적자는 모두 다 투자였습니다. 물류자산, 고객 확보, 직원 채용 등 초반 성장에 필요한 것들이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인프라와 눈에 보이지 않는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데요. 마켓컬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와 스프트웨어에도 상당히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 적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배송비, 주문처리비 등의 비율은 매출액 대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고정비를 제외한 공헌이익은 발생하기 시작한 지 2년이 됐습니다. 다만 공헌이익은 회계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다 보니 부각이 안됐죠. 투자 기간이 끝나고 나면 이익을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미국 보스턴의 웰즐리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골드만삭스 홍콩, 맥킨지 홍콩, 싱가포르 테마섹 등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일했다. 2015년 마켓컬리를 설립하고 유통 패러다임 전환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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