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자사 車 불매운동', 승부수냐 무리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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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 '자사 車 불매운동', 승부수냐 무리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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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생산·현지판매' 위한 몸부림 vs 지엠본사의 국내 철수에 빌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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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또 다시 파업에 나선다. 이번에는 자사의 수입 모델에 대해 불매운동을 전개하기로 하는 등 강도를 더욱 높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엠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19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20일과 24~27일 부분파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이날 한 달여 만에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5.65%) 정액 인상 △1인당 1650만원 규모의 성과급·격려금 지급 △지난해 축소했던 복리후생 복구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고,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차종들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말했던 '현지생산 현지판매'를 해야만 내수시장 활성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생각"이라며 "이러한 취지로 현재 쟁의대책위 회의를 통해 수입차에 대한 불매를 전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엠이 국내시장을 외면하는 것에 대한 불만 제기 측면"이라며 불매운동의 정당성을 호소했다.

노조가 불매를 전개하기로 한 차량은 자사의 신차인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이다. 두 차량은 국내 완성차 업계 내수시장 판매실적 꼴찌로 내려앉은 한국지엠의 판매실적 개선을 위한 히든카드였기에 파장이 클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지엠에 따르면 두 차량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측이 불매운동에 대해 구제적인 지침을 내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의 연이은 파업은 유감"이라며 "사측은 약속대로 투자이행 등을 지키고 노력하고 있으니 원만한 해결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지엠 본사가 남아있는 국내 부평2공장, 창원공장 등 일부도 폐쇄를 강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줄리언 블리셋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달 한국지엠을 찾아 "한국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지엠 본사는 2022년 이후 인천 부평2공장에 생산물량을 배정하겠다는 확답조차 못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생존 기로에 서 있다며 노사가 한 발짝씩 물러서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도 결국 수입차를 파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노조의 불만 표출은 당연한 것"이라며 "사측은 단순한 생산물량 배정이 아닌 좋은 차에 대한 국내 생산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조도 적자상황에서 임금 인상만 요구하면 사회적 질타와 본사 철수에 빌미를 줄 수 있다"며 "본사의 국내 공장 철수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요소는 제거하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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