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왕좌의 게임'…집토끼 잡고 산토끼 유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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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왕좌의 게임'…집토끼 잡고 산토끼 유인한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9월 15일 0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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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단위' 편의점 재계약 시즌 도래…"규모의 경제 아닌 질적 성장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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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편의점 '간판 교체' 협상 시즌이 임박하자 가맹본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편의점 가맹계약은 대개 5년마다 갱신된다. 지난 2014~2015년께 출점이 급증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2~3년은 재계약 대상 점포도 꾸준히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점포 수는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가맹본부들은 기존 점주의 이탈을 막으면서 새로운 점주를 유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출이 좋은 '알짜배기' 점포의 경우 재계약 조건을 따지는 등 갑을이 전복되는 모습도 보인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2014년 1241개가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이듬해인 2015년 3348개, 2016년 4614개, 2017년 5307개씩 순증했다.

이 영향으로 국내 편의점 수는 4만곳을 훌쩍 넘겼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CU(씨유) 1만3582개, GS25 1만3424개, 세븐일레븐 9736개, 이마트24 4078개 순이다. 업계 양대 산맥인 CU와 GS25의 경우 100여개 차이를 두고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순증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빅2인 CU와 GS25의 경우 올해 1~7월 누적 순증 수가 각각 413개, 580개에 그쳤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이 시행된 데 이어 담배 판매권 거리제한 기준까지 신설돼 100m 이내 출점이 불가능해진 영향이다.

이 때문에 일부 가맹점주들은 재계약 또는 이적 시 혜택이 무엇인지 저울질하기도 한다. 주로 '배분율'이나 '지원금'이 그 조건이다.

실제로 편의점 가맹본부들은 '상생'을 키워드로 가맹점주를 위한 복지 정책을 대거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전기료·영업활성화 지원금을 폐지하는 대신 점주 이익배분율을 최대 8% 높인 상생안을 시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점주 배분율을 기존 40%에서 45%로 높인 '안정투자형'을 신설했다. 이마트24는 15년 이상 운영한 점주의 자녀 대학 학비를 연 최대 1000만원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 별 조건을 듣는 것은 프로 스포츠의 자유계약(FA)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노른자 상권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상황별, 지역별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편의점 산업이 성숙했기 때문에 무작정 점포를 늘리는 '규모의 경제'가 아닌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질적 성장'으로 기조가 바뀐 것으로 본다.

실제로 대부분 편의점 체인들이 타사와 차별되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하고 택배, 세탁, 배달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계약은 매년 있는 일이고 과거 출점 규모를 떠올려보면 재계약 대상은 예상했던 수준이어서 놀랍지 않다"며 "요즘은 규모의 경제 싸움이라기보다 입지를 꼼꼼히 따져 내실을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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