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강남 등지에 글래드나 L7 같은 부티크 호텔이 최근 개관했지만 럭셔리 호텔은 포시즌스호텔 이후로 소식이 뜸했던 것이 사실이다.
안다즈는 아직 성급 심사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5성급을 지향한다. 하얏트의 다른 브랜드인 '파크하얏트'와 '그랜드하얏트' 사이다. 다만 파크하얏트보다 생동감 있고 많은 체험을 하길 원하는 투숙객을 타깃으로 한다.
필자는 오픈 3일째인 9일 미디어 투어를 통해 241개 객실 중 기본 룸인 '디럭스'부터 '안다즈 스위트', 탑 티어인 '펜트하우스'와 '스카이 테라스 스위트'를 둘러봤다.
전반적인 느낌은 현지인보다는 외국인에게 솔깃할 만한 콘텐츠가 많다는 것이었다. 호텔 곳곳에 예술작품이 전시돼있어 사진을 찍기 좋았다. 하지만 5성급 치고 공간이 비좁다는 인상 탓에 럭셔리 호텔보다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부티크 호텔이라는 총평을 주고 싶다.
오롯이 관광을 목적으로 한다면 아쉬운 입지일 수 있다. 인사동, 광화문, 명동 등 주요 관광지는 강북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차를 이용한다면 동호대교, 한남대교를 통해 20분내 도착 가능하겠다.
분위기는 경쾌하다. 복도를 어둡게 설계한 호텔이 많은데 안다즈는 예외다. 천장에 에어컨이 설비돼있어 쾌적했다. 필자가 방문한 16층의 경우 서울 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면 채광창이어서 신선했다.
한국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안다즈는 로비부터 객실까지 '보자기'와 '청자'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를 채택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객실 내 수납장도 양반가에서 쓰던 전통 함을 연상시킨다. 옅은 회색와 노란색이 섞인 바닥 카펫은 각각 청자와 유기그릇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미니바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미니바 이용료가 객실요금에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디럭스 기준으로 객실 비용은 30만원 중후반대인데 미니바를 알차게 이용하면 본전을 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인공지능(AI) 서비스는 호텔의 기본이 된 모양새다. 안다즈 전 객실에는 KT의 '기가 지니 호텔' 기기를 설치해 조명과 블라인드, 냉난방 등을 쉽게 컨트롤할 수 있었다.
호텔의 백미는 17층이었다. 1박에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펜트하우스와 스카이테라스가 위치한 곳이다.
두 객실 모두 문을 열자마자 '와'하는 감탄사를 자아낸다. 큰 채광창 너머로 압구정 뷰가 한 눈에 들어온다. 큰 채광장을 통해 야외 테라스가 이어져 공간이 배로 넓어 보인다. 대가족 단위거나 수행원이 있는 경우 커넥팅룸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넓은 풀(pool)은 120cm 수심으로 성인이 즐기기 좋은 높이다. 풀 입구가 계단식으로 설계돼 별도 철제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가 없다. 자쿠지, 사우나, 스팀 룸, 스파 트리트먼트 룸 등으로 시설도 다양하다.
2층 다이닝 공간인 '조각보'는 △미들 하우스(그릴메뉴) △사우스 하우스(오븐 메뉴) △롱 하우스(주류) 등 메뉴에 따라 공간을 구분했다. 어느 자리에서든 세 공간의 메뉴를 주문해 맛볼 수 있다. 조식 뷔페는 미들 하우스와 롱 하우스 공간에 차려진다.
안다즈를 필두로 아코르 그룹의 최상급 브랜드 '페어몬트'와 '소피텔', 메리어트 그룹의 '르 메르디앙'이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선봉장에 선 안다즈가 호기심 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호캉스 수요를 먼저 잡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