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부터 롯데까지, 유료회원 모시는 이커머스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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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부터 롯데까지, 유료회원 모시는 이커머스 "득과 실은?"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9월 06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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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주기 식 '출혈 경쟁' 우려도…"신규 유입보단 집토끼 지키기에 방점"

▲ 이베이코리아부터 쿠팡, 티몬, 위메프, 롯데쇼핑까지 이커머스 업체들이 유료회원제로 집토끼 사수에 나섰다.
▲ 이베이코리아와 쿠팡, 티몬, 위메프, 롯데쇼핑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유료회원제를 앞세워 '집토끼' 사수에 나섰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별도 가입비를 내면 혜택을 추가해주는 '유료 회원제' 도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 쇼핑몰만 꾸준히 이용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출혈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2017년 4월 '스마일클럽'이라는 유료회원제를 처음 론칭했다.

연회비 3만원을 내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일캐시 3만5000원을 제공하며 전용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스마일클럽 회원이 1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한다.

유통업계에 후발 주자로 진입한 오픈마켓들도 이를 벤치마킹한 유료회원제를 속속 도입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배송 혜택을 강화한 '로켓와우클럽'을 시범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테스트 격인 만큼 초기에는 무료로 진행하다가 최근부터는 월 2900원을 과금하고 있다.

로켓와우클럽은 출시 1주일 만에 15만명의 회원을 유인했으며 지난 3월까지 가입자는 170만명으로 확대됐다.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오전 7시까지 배송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소비자들 사이 입소문을 탔다.

티몬이 지난해 4월 선보인 '슈퍼세이브'는 올해 7월까지 24만명 넘게 가입했다. 당초 30일∙90일∙180일 등 세가지 기간으로 나눠 이용권을 판매했지만 운영 효율성을 이유로 현재는 30일권만 남아있다.

위메프는 지난 1월 특가상품을 구매한 멤버십 회원에게 결제금액의 2~4%를 포인트로 되돌려 주는 '특가클럽'을 론칭했다. 특가상품은 위메프 상품 말머리에 '특가' 또는 '데이'라고 표시된 상품을 일컫는다.

당시 위메프는 30일권 990원, 90일권 2590원의 가입비를 앞세워 특가클럽이 업계 '최저가 멤버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최근 들어 가입비를 연 9900원으로 변경함에 따라 월별 가입비는 낮아졌지만 일시적인 부담이 커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롯데쇼핑의 통합 e커머스 롯데ON도 지난 7월 '롯데오너스'를 론칭하며 유료회원 모시기에 동참했다.

월 2900원만 내면 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하이마트∙닷컴∙롭스 등 롯데쇼핑 7개 계열사에서 무료배송 쿠폰, 엘포인트 추가 적립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롯데월드, 롯데콘서트홀 등 롯데그룹의 비유통 계열사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 경쟁사들과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이다.

일각에서는 유료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월 1만원 미만인 이용료를 넘어서 결국 출혈 경쟁의 연장선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혜택을 줄이거나 과금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소비자 대부분이 상품의 최저가를 검색해 일시적인 소비를 즐긴다면 유료 회원들의 소비는 더 계획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세계 최대 유통 기업 아마존의 경우 2004년 '아마존 프라임'을 선보인 이후 충성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게 됐다고 자평한다. 실제로 이들 유료회원의 연평균 구매 금액과 구매 횟수가 비회원 대비 2배가량 높다.

아마존 프라임 연회비는 119달러(약 13만7950원)에 달하지만 무료배송, 무제한 음악∙영화 감상 등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1억100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보다는 기존에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을 묶어두는 일명 '자물쇠 효과'(Lock-in)를 유도한 것"이라며 "최저가 경쟁만으로는 차별점이 없다는 위기 의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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