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 코리아, 실적 악화에 구조조정 잡음까지 '첩첩산중'
상태바
페르노리카 코리아, 실적 악화에 구조조정 잡음까지 '첩첩산중'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8월 30일 08시 01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임원 갑질 이어 악재…동종업계 움직임과 달리 가격 인상 단행

600.jpg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위스키 '발렌타인'과 '시바스 리갈'을 보유한 페르노리카 코리아(대표 장 클로드 투불)가 실적 악화에 직원들과의 불화까지 겹쳐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이에 주력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등 불황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최근 위스키 업계에서 제2 전성기 도약을 위해 시행 중인 가격 인하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2018 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 합산 매출액은 1858억원으로 전년대비 5.4% 감소했다. 합산 영업이익도 245억원으로 23.1% 줄었다.

2013 회계연도에 매출 3243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매년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프랑스 본사에는 배당금 115억원을 보내 '먹튀' 논란이 일었다.

결국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1월 '임페리얼'의 영업∙판매권을 드링크 인터내셔널에 양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발렌타인' '앱솔루트' 등 실적이 좋은 브랜드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이 회사는 노조와 협의 없이 정규직 직원 221명 가운데 127명을 내보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예상보다 큰 구조조정 규모에 반발이 일었지만 진짜 문제는 희망퇴직 이후였다.

1차 희망퇴직 신청자가 20여명에 그치자 사측은 2차 희망퇴직을 개시했다. 이 과정에서 퇴직금 외 추가 위로금 3000만원을 1, 2차 희망퇴직자 모두에게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1차 신청자들은 3월 말 퇴사한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추가 위로금을 받지 못해 결국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이 밖에 임원의 갑질, 노조 와해 의혹 등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업계의 눈총을 받아 왔다. 지난해 국정 감사에서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장 투불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질책을 받기도 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추락은 최근 불어 닥친 위스키 시장 불황과도 맞닿아 있다.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과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효과로 유흥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소비자들은 도수가 높고 비싼 위스키보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맥주 등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 1일자로 발렌타인과 로얄살루트 등 주요 제품의 업소용 출고가를 평균 6.3% 인상했다. 가정용 제품 인상은 11월부터다.

이는 드링크 인터내셔널, 골든블루, 디아지오 등 국내 동종업체들의 가격 인하 바람을 역주행하는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의 '자활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이유에서다.

드링크 인터내셔널은 지난달 1일 주력 제품인 임페리얼의 출고가격을 15% 내렸다. 골든블루도 같은 달 중순부터 '골든블루 사피루스' '팬텀 디 오리지널' 등 주요 제품 4종의 가격을 평균 14% 인하했다.

가장 최근에는 디아지오코리아가 로컬 브랜드 '윈저' 2종과 저도주 'W 시리즈' 3종, 딤플 1종의 출고가격을 인하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위스키 원액 가격과 물류비, 고정 관리비 등 비용이 상승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소송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법률적인 절차가 진행중인 사항에 관해 답변할 수 없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