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BK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 인수 추진으로 논란을 낳았던 두올산업이 돌연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불과 3주 만에 의사 결정을 철회한 것이다.

이에 따라 두올산업은 불성실 공시 사유로 상장폐지 심사까지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주요 결정을 다수 번복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웠기 때문이다.

두올산업은 지난달 29일 '기타 주요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을 철회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앞서 지난 9일 두올산업은 싱가포르 국적의 SG BK그룹에 2357억원을 투입해 57.41%의 지분을 확보한다고 밝혔고, 자금조달을 위해 209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을 공시했다. SG BK그룹은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인수에 나선 BK그룹 지배 아래 있는 회사다.

두올산업은 철회사유에 대해 "계약 상대방인 SG BK그룹의 주요 계약 위반사항이 발견돼 이의 시정을 요청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계약목적 달성이 불가능함을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올산업의 이번 인수 추진은 여러모로 논란을 낳았다. 회사 규모에 비해 자금 투입 규모가 지나치게 컸고, SG BK그룹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빗썸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서는 구조로 사실상 빗썸 인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두올산업은 자본금 262억원, 연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기준 434억원, 24억원 정도인 회사다. 중소 자동차 부품회사가 2099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시장가치 1조원으로 평가받는 빗썸을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계획을 철회했지만, 두올산업을 둘러싼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다. 인수 추진 발표 이후 급등했던 주가는 철회 발표 직후인 7월 30일 내내 하한가에 머물렀으며, 31일에도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두올산업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을 비롯해 각종 공시 사항을 번복했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지정 여부는 오는 23일까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