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준영 현원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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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준영 현원코리아 대표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8월 05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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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톱 브랜드 설화(雪花). '용촹텐야 슈퍼엑스' 수입맥주 톱10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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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통통 튄다.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중국 1위 맥주기업 화윤설화가 출시한 '용촹텐야(勇闯天涯) 슈퍼엑스'를 보고 마신 후 느낀 소감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힙하다'는 표현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화윤설화는 한국 진출을 결정하고 총판법인의 수장으로 주류∙외식업계 '마이다스의 손' 김준영 대표를 영입했다. 김 대표는 '카스'를 국민맥주 반열로 올리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이렇게 현원코리아를 설립하고 제품 론칭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것도 벌써 1년. 본지와 직접 만난 김 대표는 "힘이 부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4~5년 후 슈퍼엑스를 편의점 수입맥주 톱10으로 올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Q.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7개월간 70억원의 매출을 전망하셨는데요. 그간 성과는 어땠나요.

== 저희는 제품 론칭을 앞둔 4월 17일에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수입과정을 거치면서 출시가 한달 반에서 두 달 가량 늦어졌습니다. 실제로는 5월 말부터 한 두 군데씩 판매를 시작했죠. 이 때문에 처음 목표했던 70억원 달성은 힘들겠지만 판매에 속도가 붙는다면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화는 수출을 많이 했던 회사가 아닙니다. 설화의 브랜드는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호주, 캐나다에만 진출해있죠. 슈퍼엑스는 한국이 첫 진출국인 만큼 본사에서도 굉장히 관심을 갖고 보고 있습니다.

Q. 설화는 중국에 83개 공장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수출물량은 어떻게 제조∙운송되나요.

==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홍콩과 인접한 심천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이곳은 수출하는 물량만 만드는 공장이죠. 심천의 항구에서 인천으로 바로 들여오기 때문에 2~3일이면 충분합니다. 유럽이나 미국 맥주에 비하면 엄청 단축된 수준이죠. 유럽의 경우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경우 3개월인데 이 경우 비용이 있다 보니 아프리카, 인도양을 통해 오면 6개월이 걸립니다.

때문에 슈퍼엑스는 굉장히 신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맥주는 12개월 정도가 유통기한인데요. 슈퍼엑스는 생산한 지 한 달도 안 된 제품으로 11개월 동안 영업하게 되고 미국∙유럽의 경우 6~9개월 가량 영업을 하게 되기 때문이죠.

Q.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수입맥주의 60%가량이 편의점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나머지 20%는 이마트 등 할인매장, 10%는 대형슈퍼입니다. 저희의 타깃인 젊은 소비자들은 할인매장 또는 대형슈퍼 보다는 편의점을 더 자주 찾습니다. 젊은 소비자들은 신제품에 대한 호기심도 정말 많은데요. 특별히 살 게 없더라도 편의점에 한번 들러서 신제품을 살펴보고 구매 시도를 해봅니다.

슈퍼엑스는 현재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GS25에 입점됐고 이달부터 이마트24에도 들어갔습니다.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모이는 대학가, 1인 가구 주거지 등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입점해나가고 있습니다.

Q. 브랜드 타깃을 20대 젊은이로 정한 만큼 마케팅 전략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 슈퍼엑스의 코어 타깃은 '통통 튀는' 20대 초반입니다. 음악, 패션, 푸드 등 3개 분야에서 자신만의 감각이 있는 소비자들을 기반으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소셜미디어(SNS)를 운영할 때 일방향적인 소통을 하는데요. 저희는 '대학생 원정대' 20여명을 뽑아서 쌍방형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음악, 패션, 푸드 분야에 관심이 많으면서 1만5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이들입니다. 첫 브랜드고 신생회사임에도 경쟁률이 5대 1을 넘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여름시즌이 가기 전인 9월 말에 병 맥주 제품이 출시될 예정인데요. 이를 기념하면서 대학생들의 개강파티를 위한 '슈퍼엑스 바틀 론칭 파티'를 기획 중입니다. 행사 부제는 '굿바이 써머 백투더스쿨'입니다. 20대 초반이 좋아하는 셀럽, 가수들을 초청할 생각입니다. 대학생 원정대의 콘텐츠를 상영하고 이들에 대한 시상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그렇다면 유흥 채널 진출은 언제로 보시는지요.

== 다가오는 9월 초입니다. 수입맥주, 특히 중국맥주를 많이 파는 도매상을 대상으로 유통할 생각입니다. 서울에서 30개, 지방 대도시에서 2~3개씩을 선정해 50~60곳을 타깃으로 영업을 개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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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은 칭따오를 필두로 하얼빈, 옌징 등 여러 중국 주류기업이 진출한 '격전지'가 됐습니다.

== 음료를 고를 때 콜라와 스프라이트, 콜라와 생수 중에 고민할 수는 있어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중 고민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슈퍼엑스도 칭따오나 옌징과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모든 맥주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맥주 브랜드 중에서도 중장년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이 있고, 신세대를 타깃으로 한 것도 있듯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릴 때 맛이 '헤비하다' '라이트하다' 등 기능(function)으로 소통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저희는 20대에게 '용촹텐야'라는 슬로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용촹텐야는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라는' 뜻으로 20대들에게 참 좋은 말입니다. 그래서 슈퍼엑스가 아닌 '용촹텐야 슈퍼엑스'라는 풀 네임으로 소통하고 있죠.

맛을 설명하자면 슈퍼엑스는 '드링커빌리티'가 아주 좋은 제품입니다. 목넘김이 굉장히 좋다는 의미입니다. 기존 수입맥주들이 풍부한 맛이 있지만 헤비한 것과 차이가 있다. 슈퍼엑스는 목넘김이 좋다 보니 리프레시먼트가 됩니다. 동시에 뒷맛이 굉장히 깨끗합니다. 이 세 가지 특성 덕분에 여러 음식과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마라탕, 김치찌개 등 매운 음식은 물론 치킨처럼 기름진 음식까지도요.

Q. 아모레퍼시픽과의 상표권 소송은 어떻게 진행 중인지 궁금합니다.

== 한국에서 설화 상표에 대한 소유권은 아모레퍼시픽이 갖고 있습니다. 한자까지 똑 같은 이름이죠. 그러다 보니 저희가 '설화'라는 브랜드는 못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프리미엄 라인인 슈퍼엑스를 론칭했죠. 현원코리아는 한국 총판권만 갖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알 수 없지만 아모레퍼시픽과 설화 본사에서 긍정적인 협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표권이 해결되면 소비자 테스트를 통해 브랜드를 하나 둘씩 더 들여올 수 있을 전망입니다.

Q. 일본 맥주 불매운동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계신가요.

== 불매운동이 진행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현원코리아는 우선 처음 계획한 방식을 그대로 밀고 나갈 생각입니다. 20대 위주 소통을 이어가면서 상표권이 해결될 경우 새 브랜드를 점차 들여오는 방향으로요.

Q. 슈퍼엑스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신다면요.

== 제가 오비맥주 마케팅 상무로 근무하던 2000년에 카스를 진로쿠어스에서 인수했습니다. 그때 카스의 시장 점유율은 10%가 채 안됐습니다. 당시 '톡 쏘는 맛'이라는 카피로 인기를 끌었는데 그 만큼 브랜딩이 아주 중요하죠.

편의점에는 대략 30~40개 맥주 브랜드가 입점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4~5년 후에는 10개 이내로 줄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소비자들에 맞게 브랜딩한 제품만 살아남을 것으로 봅니다.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힘이 들어가는 건 사실이지만 4~5년이 지나면 안정화가 되고 '수입맥주 톱10' 브랜드로 올라서 장기적으로 매출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1인 가구 증가로 '혼맥족'도 많이 늘고 있다죠.

==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3만불이 넘으면 주류는 유흥시장에서 가정시간으로 무게중심이 바뀝니다. 제가 오비맥주에 있을 때는 유흥이 7, 가정이 3이었다면 15년이 지난 지금은 가정이 6, 유흥이 4 수준으로 역전됐죠.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한 회식 감소, 1인가구 증가 등이 겹쳐 맥주에는 기회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Q. 사무실 중앙에 키움 히어로즈 브리검 선수의 유니폼이 전시된 점이 인상 깊습니다.

== 현원코리아는 사회공헌활동(CSR)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는 계약을 체결했죠. 3가지 축인 음악, 패션, 푸드뿐 아니라 스포츠 역시 20대가 즐기는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브리검 선수를 주축으로 한 키움 히어로즈 투수들, 현원코리아가 소외계층을 야구장으로 초청하며 후원하고 있습니다. 3개월 동안 4회가량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오는 22일, 29일에도 2회에 걸쳐서 구로, 영등포 등 고척돔 주변 소외계층을 500명씩 초청해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합니다. 구단에서는 식사와 간식을, 저희가 아동티켓과 응원 소품, 차량 대절 등을 지원합니다.

◆ 김준영 현원코리아 대표는?

김준영 현원코리아 대표는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5년 한국코카콜라 마케팅을 거쳐 오비맥주 사장, 해태음료 사장, 놀부 사장 등을 지내며 주류∙외식업계 '마이다스의 손'으로 잘 알려졌다. 특히 오비맥주에서는 국내 최초로 페트병 맥주를 선보이는 등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카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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