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절벽' 한국 GM, 콜로라도·트래버스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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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절벽' 한국 GM, 콜로라도·트래버스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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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내수·수출 모두 급감…신차 출시해 돌파구 찾지만 가격 경쟁력은 의문
▲ 쉐보레 '더 뉴 말리부'
▲ 쉐보레 '더 뉴 말리부'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한국지엠(GM)이 올해 들어 내수와 수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극심한 노사갈등이 판매량 급락에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소비자를 사로잡을 만한 차가 없다는 점이다.

5일 한국GM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와 수출을 합친 전체 판매량은 3만6451대로 전년 동월 대비 21.7% 감소했다.

지난달 내수 판매는 5788대로 전년 동월 대비 39.3% 급감했으며, 수출은 3만663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2% 줄었다.

1월부터 6월까지(상반기) 완성차 판매는 23만1172대로 전년 동기 보다 6.2% 감소했다. 상반기 내수 판매는 3만5598대로 16.2% 줄었고, 수출은 19만5574대로 4.1% 감소했다.

최악의 부진에 빠진 한국GM은 내수시장에서도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에게 쫓기는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상반기 3만3116대를 팔며 한국GM과 격차를 2500대 안쪽으로 좁혔으며, 심지어 6월에는 6632대를 팔아 한국GM을 제쳤다.

한국GM은 그야말로 판매절벽에 직면한 상황이다. 해외시장은 차치하고라도 내수시장마저 좀처럼 기를 못 펴고 있어 또 한 번의 '셧다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노사갈등과 판매량 부진으로 전북 군산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부평2공장은 판매량 부진으로 지난해 말부터 1교대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른 브랜드 차량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차량이 보이지 않는 점에서 일시적인 문제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나마 주력 모델인 경차 '스파크'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최근 판매량은 감소 추세다. 스파크의 지난달 내수판매는 2567대로 작년 동월 대비 33.3% 급감했으며, 전월 대비로도 18.0% 줄었다.

한국GM은 올 하반기 중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잇따라 출시해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아직 국내가격이 책정되지 않았지만 국내서 생산하는 국산차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수입 프로세스를 밟는 수입차라는 점에서 높은 원가에 대한 부담이 있다.

이미 미국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차라고 할지라도 국내 시장을 선점한 경쟁차들에 비해 가격 경쟁에서 쳐지게 되면 판매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GM이 지난해 6월 현대차 싼타페 대항마로 출시한 중형 SUV '이쿼녹스'는 싼타페에 비해 100만~200만원 비싸게 책정되면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쿼녹스의 출시 후 1년 동안 총판매량(2600대)은 싼타페의 6월 한 달 동안의 판매량(8192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트래버스의 미국 소비자가격은 3만875~5만2995달러(약 3645만~6256만원)이다. 여기에 수입 절차를 위한 부가적인 비용이 포함된다면 가격은 더욱 올라간다. 경쟁차인 현대차 펠리세이드가 3475~4408만원에 판매된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밖에 없다.

또한 트래버스는 기존 펠리세이드 이외에 올 하반기 출시하는 기아차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과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콜로라도는 미국 시작가가 3만2945달러(한화 약 3735만원)로, 2019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시작가가 2838만원인 점에 비추면 최소 1000만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 특히 콜로라도의 경우 국내에서 시장이 좁은 픽업트럭이기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는 무리라는 평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모두 미국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차들이지만 국내 시장과 북미 시장은 특수성이 전혀 다른 시장"이라며 "아무리 수입 프로세스를 거친 수입차지만 쉐보레의 경우 소비자들은 국산차로 인식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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