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늘려…KCGI '항간의 소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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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늘려…KCGI '항간의 소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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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컨슈머타임스 김백송 기자]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4.3% 매입하고 추가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자 업계에는 조원태의 우호세력이 나섰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에 사모펀드 행동주의 KCGI는 견제에 들어갔다.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면서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로, 대한항공 등 계열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대한항공과 맺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주주들에게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미국과 아시아는 잇는 최상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번 투자로 JV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심 반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JV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을 16% 가깝게 사들이며 조 회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델타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은 조 회장 측에는 호재다.

이에 대한항공과 깊은 협력관계인 델타항공이 조원태 회장의 앞으로의 결정권에 우호 의사를 들어줄 가능성이 많다고 추측된다. 델타가 예고대로 지분율 10%까지 늘리면 조 회장의 경영권에 힘을 실어주는 격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많고,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15.98%로 뒤를 쫓고 있다.

이날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투자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현 경영진과의 이면 합의에 의한 매입이라면 '위법'이라면서 날선 견제태도를 보였다.

KCGI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KCGI와 동일한 철학을 공유하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면서도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델타항공이 경영권 분쟁의 백기사로서 지분을 취득했다는 항간의 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 일부는 불법 행위로 유죄를 선고받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 일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델타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와 스스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한진그룹 측과의 이면 합의에 따라 주식을 취득했다면 대한민국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와 관련해 대한민국 법령을 철저하게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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