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빌' 대원, 수상한 주식거래…품절주 이용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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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빌' 대원, 수상한 주식거래…품절주 이용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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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쇼크' 며칠 전 임원들 주식 매도…이후 주가 급등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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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백송 기자] '칸타빌 아파트' 대원의 주가가 이상 급등락을 보인 가운데 임원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거 주식을 매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품절주'의 이상 급등 현상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원의 주가는 지난달 40.3% 급등하다가 이달 들어 22.6% 급락했다.

하한가 9950원에서 평소 1만1000~3000원에 거래되던 대원은 지난달 초 18000원대로 급등하더니 지난달 말 2만1450원까지 치솟았다. 거래량도 올 초 하루 10억원에 못 미치다 지난달에는 하루 30~50억원 수준을 넘나들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하락세를 타더니 다시 1만4000~5000원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17일 대원의 주가는 1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급등하던 시점에 대원은 처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대원이 지난달 22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원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498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매출액 780억3100만원보다 36.1% 감소한 액수다.

영업이익은 30억8300만원으로 전년 동기(57억9800만원) 보다 46.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03억9100만원) 대비 71.7% 감소한 29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신규사업 진출 등 어떠한 이슈도 없이 실적만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등한 원인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유통주식 수 부족에 따른 투기세력의 개입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품절주의 이상 급등현상을 말한다.

품절주는 유통주식수와 시총이 작아 변동성이 큰 종목들을 말한다. 품절주의 주가는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희박한 유동성만을 바탕으로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사례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거래량이 많지 않아 주가조작 세력의 표적이 될 위험이 크다.

올해 대원의 1분기 말 기준 대원의 총 발행주식수 1105만주 가운데 80.22%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였다.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은 약 200만주에 못 미치는 품절주였다.

문제는 임원들의 매도 시점이 이전보다 주가가 상승한데다 쇼크 수준의 1분기 영업실적 발표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됐다.

김두식 전무 등 6명은 지난 15일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를 통해 지난 8일 예탁기간 만료에 따라 취득한 주식 전량을 모두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들이 매도한 주식은 총 2만1050주로 매도금액은 3억2000만원 수준이다. 앞서 전응식 대표의 누이인 전지희씨는 지난달 18일 보유지분 6만4500주(0.58%)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원 관계자는 "이번에 주식을 매도한 임원들은 2017년 12월 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당시 공모가 주당 1만5000원에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배정받은 것을 판 것"이라며 "이들은 보호예수가 해제된 지난해 12월부터 주식을 매도하려 했고 그동안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팔지 못하다가 이번에 1만5000원을 살짝 웃돌 때 큰 차익을 보지 않고 매도했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코스닥시장에서 품절주가 투기 세력의 표적이 돼 주가가 급등한 사례는 여럿 있었다.

광학필터 제조업체 '나노스'는 지난해 롤러코스터 주가로 품절주 의혹을 받았다. 매년 적자를 보던 이 회사는 대주주 지분율 97%에 이르고 172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30배 이상 올려 9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6년 주가가 4000% 넘게 뛰었던 '코데즈컴바인' 사태도 적은 유통주로 주가를 폭등, 시장을 교란시킨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불공정행위로 시장이 교란된 경우 모니터링을 거쳐 조사를 벌이지만 제도 내에서 가격 급등은 별도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공정행위가 아닌 이상 투기 세력을 단정 지어 제재하기는 힘들다"면서 "유통주식 수가 적은 것을 이용해 투기를 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투자자들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대원은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이 20%도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시중에 주식이 풀렸으니 투기세력이 그때를 노린 것 아니겠느냐"면서 "특히 실적 부진을 알고 있을 임원들이 실적 발표 바로 직전에 주식을 매도한 점에서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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