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발 퇴직연금 개혁에 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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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발 퇴직연금 개혁에 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6월 18일 0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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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수료 최대 70% 내리기로…KB·하나·우리도 인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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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퇴직연금의 수익률 대비 높은 수수료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한금융이 쏘아올린 퇴직연금 개혁 신호탄에 200조원대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금융회사 간 경쟁의 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다음 달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를 최대 70% 인하하는 등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16일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1.01%인데 비해 수수료율은 평균 0.47%였다. 수익률은 전년(1.88%)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수수료율은 오히려 소폭(0.02%) 올라 금융회사들이 수익률은 내팽개치고 수수료만 따먹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만 34세 이하 가입자, 10년 이상 장기 가입자에게 운용·자산관리수수료를 최대 20% 감면해주고, 일시금이 아닌 연금 방식으로 받으면 연금 수령 기간 운용관리수수료를 30% 깎아주기로 했다. 감면 혜택은 중복 적용이 되므로 만 34세 이하 청년이 10년 이상 가입하고 연금으로 수령하면 수수료를 최대 70% 감면받는 효과가 난다.

또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경우 가입금액이 30억원 이하인 기업에 대해 운용관리수수료를 0.02∼0.1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사회적기업은 운용·자산관리수수료를 50% 감면한다. IRP 가입자 중 매년 계약일에 누적 수익률이 0% 이하인 고객에게는 그해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파격적인 수수료 감면 대책도 내놨다.

신한은행 등 신한금융 계열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21조7400억원(작년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24조6140억원) 다음으로 많다.

신한금융의 이 같은 움직임에 금융권 전반에서는 수수료 인하 움직임이 일고 있다. KB금융지주는 하반기에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KB금융은 지난달 연금사업 컨트롤타워를 신설하면서 각 계열사 사업 체계도 대폭 정비했다. 국민은행은 기존 연금사업부를 연금사업본부로 격상했고, KB증권과 KB손해보험도 각각 연금기획부를 신설했다.

하나금융지주는 34세 미만 사회 초년생과 55세 이상 은퇴 세대에게 수수료를 최대 70% 깎아주는 수수료 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지난해 DB형과 DC형 퇴직연금의 수수료율을 최대 0.08%포인트 내린 우리금융지주도 올해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연금보험도 지난달 DB형은 최대 0.25%포인트, DC형은 최대 0.1%포인트 내렸다.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금융회사들의 경쟁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2017년(168조4000억원)보다 12.8%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3년까지 퇴직연금 시장은 300조원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는 퇴직연금 운용사 간 수익률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가입자가 매년 성과를 평가해 운용사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불만은 저조한 수익률"이라며 "이번 수수료 인하로 일시적인 효과는 보겠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려면 금융회사들이 수익률 끌어올리기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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