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가, 상속세 2천600억…'주가 폭등'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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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상속세 2천600억…'주가 폭등'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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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가운데)·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왼쪽)·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컨슈머타임스 김백송 기자]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주식의 상속세가 2천600억원대로 추산됐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지분 늘리기와 소송 공세로 한진칼 주가가 폭등하며 상속세 부담이 별세 당시보다 500억원 이상 커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은 10월 초까지 상속세 납부를 위한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들은 400억원대가 넘는 조 전 회장의 퇴직금과 주식담보대출, 5년간 연납 등 방법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이 남긴 주식 지분은 한진칼 17.84%, 한진칼우 2.4%, 한진 6.87%, 대한항공 0.01%, 대한항공우 2.4%, 정석기업(비상장) 20.64% 등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주식의 상속세는 상속일 전후 각 2개월간의 주식 평균 종가를 토대로 산출한다.

조 전 회장이 별세한 4월 8일을 전후해 각 2개월인 2월 9일부터 6월 7일까지 평균 주가를 산정해 계산한다.

가장 많은 기분을 보유한 한진칼의 주가는 올해 2∼3월 2만5천∼2만6천원 선에 머무르다 조 전 회장 별세 직후 급등해 4월 12일 4만4천100원을 찍고 하락했고 이날 4만5천원까지 올라 장을 마감했다.

지난 2개월간 KCGI가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는 등 영향으로 한진칼 주가가 70% 이상 급등, 상속인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4개월간 한진칼 주식 평균 가격은 3만3천118원으로 산출된다. 이에 따라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가치는 3천495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속 재산이 30억원을 넘으면 세율 50%를 적용받는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최대주주 할증평가) 명목으로 세율(50%)의 20%가 추가돼 조 전 회장 주식 상속에 적용되는 세율은 총 60%로 뛴다.

이를 모두 계산하면 한진칼 주식 상속세는 2천97억원에 달한다.

한진칼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은 한진은 주식의 4개월 평균 종가가 4만1천566원으로 상속세는 205억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한진칼·대한항공·대한항공의 우량주에 대한 상속세는 각 3억원가량이다.

정석기업의 경우 비상장사여서 순자산가치로 산출한 세액은 2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써 조 전 회장이 남긴 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총 2천600억원대로 정리됐다.

물론 이는 각종 변수와 공제 등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한 것이기에 실제 납부되는 세금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상속세 규모가 확정되면서 유족 간 상속 비율 결정과 상속제 재원 마련 방법에 관심이 쏠린다.

조 전 회장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상속인들은 아직 구체적인 상속 비율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어떤 비율로 상속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언장이 없다면 민법에 따라 이 전 이사장이 1.5, 삼남매가 각 1의 비율로 상속하게 된다.

이 경우 조원태 회장이 단독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머니인 이 전 이사장과 두 자매가 조 회장에게 한진칼 지분을 몰아주거나 우호지분으로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 회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세 문제에 대해 "협의가 완료됐다고는 말씀은 못 드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는 거 같다"고 말해 상속세·경영권을 두고 분쟁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한진가는 2천6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마련의 고민을 안았다.

상속인들은 10월까지 상속세 납부 계획을 신고해야 한다. 상속세 규모가 클 경우 국세청에 연부연납을 신청해 신고기한 내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을 먼저 내고 나머지는 5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다.

상속인들은 대한항공이 조 전 회장에게 지급한 퇴직금 400억원 등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회장이 임원을 겸직한 한진칼·한진·한국공항·진에어 등 계열사의 퇴직금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한진칼 2대주주인 KCGI가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하면서 조 전 회장의 퇴직금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급됐는지 따져보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재계에서는 이 조치가 조 전 회장의 퇴직금이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되는 것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한진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주식을 처분하는 것은 경영권 확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KCGI가 최근 지분을 15.98%까지 올리며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승계 지분은 되도록 유지하면서 주식담보 대출을 받거나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고 배당을 확대하는 등 실탄을 확보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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