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롯데카드 임직원 고용보장?…"뚜껑 열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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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롯데카드 임직원 고용보장?…"뚜껑 열어봐야"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5월 29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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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 외엔 뾰족한 수 없는 상황…MBK, ING생명 인수 당시 20%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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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롯데카드의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 매각이 확정됐다. 임직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고용안정 측면에서 5년간 고용보장을 확약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거 MBK가 약속을 깨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사례가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4일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롯데카드 지분 약 80%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1조3810억원이다. 이번 계약에는 롯데카드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롯데그룹이 매각 이후에도 소수주주로 남아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특히 27일 SPA 체결 공시 직후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은 거래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5년 고용보장을 확약했고 계약서에 명시했다"며 "경영권 변동 이후에도 롯데카드라는 브랜드로 존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이 계약서에 고용보장이 약속돼 있다는 점을 공개한 것은 사모펀드인 MBK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감원 등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카드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가 앞서 2013년 8월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할 때 3년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사실상 이를 어기고 희망퇴직 등을 통해 불과 반년 만에 인력 20% 감축을 단행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통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한다. 구조조정 없이 롯데카드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카드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롯데카드 상황은 조금 더 어렵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99억원으로 7개 전업사 평균 653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868억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 이익이 올해 649억원으로 1년새 25% 넘게 쪼그라들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대형사의 경우 중금리 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이나 다른 부대사업을 벌이며 수수료 수익 감소에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형사 축에 끼는 롯데카드는 이마저도 어렵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은 5.8배로 규제 기준인 6배에 근접했다. 대출을 늘릴 여력이 없는 셈이다.

결국 MBK로서는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과 효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현재 롯데카드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업계 최하위 수준이어서 구조조정을 위한 명분도 있다. 롯데카드의 1분기 인당 순이익은 1800만원으로 7개 전업사 평균 3700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직원 수(1701명)는 평균(1657명)을 웃돌고 있다.

향후 우리카드와의 합병을 위해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도 MBK가 먼저 구조조정에 나서는 상황이 반가울 수 있다. 롯데카드의 경영 효율화 없이 합병할 경우 되레 우리카드 입장에서 구조조정 부담이 커져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직면한 상황을 감안하면 롯데카드가 구조조정 없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긴 어려워 보인다"며 "어차피 이뤄질 구조조정이라면 우리금융으로선 내심 MBK가 대신 해주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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