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르노 합병, 시너지는 충분…강성노조는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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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르노 합병, 시너지는 충분…강성노조는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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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칼바람 부는데…때아닌 르노 부산공장 파업
▲ 피아트크라이슬러, 르노
▲ 피아트크라이슬러, 르노
[컨슈머타임스 김백송 기자] 피아트-르노의 합병이 논의되면서 국내 르노삼성차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부산공장 노조의 파업이 길어지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아트는 르노에 합병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된 기업은 피아트가 50%, 르노가 50%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아트-르노 합병이 성사되면 기업가치 약43조3000억원의 세계 3위 자동차회사가 탄생한다. 피아트는 지프 브랜드와 함께 알파 로메오와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지만 전기차 개발에 있어 후발 주자로 꼽히고, 배출가스 기준을 준수하는 데에도 고전하고 있다. 르노는 전기차 분야의 선도 업체인데다 연료 효율성 측면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어 두 회사의 상호 보완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피아트는 합병에 따른 공장 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일자리 감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차 노조의 파업이 길어지고 있는 점 등이 합병에 따른 변수로 꼽힌다. 비교적 단순한 전기차 공정에서 고비용-저효율 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노조는 부산공장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지명파업을 열었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전통차량 생산부문에 종사하는 인력을 감축하고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미래차 전문인을 채용하는 추세다. 공장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대대적인 인원감축으로 경영효율을 챙기고 있다.

미국 GM은 지난해 11월 북미 5개 공장을 폐쇄하고 전 세계 사무직의 약 15%에 달하는 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도 전체 직원의 10%인 4500명을 줄이기로 했다. 세계 판매량 1위인 독일 폭스바겐도 올 3월 관리직 약 7000명을 감원키로 했다. 높은 인건비는 경영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직접고용 규모가 4300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고임금 우려를 면치 못한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을 내놓았으나 조합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측은 오는 31일 두달새 4번째 셧다운을 한다. 공장은 판매 부진과 노조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올해 4월까지 누적판매량은 전년대비 39.8% 줄어든 5만2930대다.

노동자가 감축될지라도 공장은 가동될 수 있다. 닛산 로그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부산공장은 FCA 차량까지 생산할 수 있는 스펙을 갖췄다.

부산공장은 1개 라인에서 7대 이상의 차종 생산이 가능한 '혼류생산' 방식이다. 하버 리포트에 따르면 부산공장은 차량 생산 평가에서 전 세계 148개 공장 중 8위에 해당한다. 공장은 스마트 공정 시스템, 자동화,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IBPS)의 효율성을 갖추고 있어, 연간 27만대(2교대 기준)의 생산도 가능하다.

부산공장 노조가 임금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전기차 개발과 공유경제 흐름은 자동차 생산 인력을 줄이고 있다. 전문가는 부산공장 노조가 '투쟁'을 마무리해야 하며, 피아트-르노의 합병이 전기차 산업을 배경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생태계는 10년의 속도가 1년인 것처럼 급변하고 있으며 내연자동차보다 공유경제가 빨라지고 있다, 피아트와 르노는 전기차 중첩모델이 많아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은 전기중소형차가 될 것"이라면서 "강성노조는 코리아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으며 지속되면 르노 본사도 투자를 멈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도 합병으로 인한 설비와 생산라인 조정이 있을 수 있으며 부산공장의 인력, 라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공정은 조립이 단순해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인원감축이 수반될 것으로 보았다. 또 "합병 논의가 오가는 피아트-르노에서 보는 한국 부산공장의 존재는 무척 미미할 것"이라며 "한국인들의 고용이 유지되고 원만하게 파업이 풀리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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