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고배 하나금융, 글로벌 승부수로 반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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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고배 하나금융, 글로벌 승부수로 반전할까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5월 28일 0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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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결제망' GLN 확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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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글로벌 영토 확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최근 롯데카드 인수 실패, 인터넷은행 인가 탈락 등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눈을 돌려 글로벌 사업으로 반전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신탁그룹(스미트러스트)과 업무협력 강화를 위한 확대 협약식을 가졌다. 글로벌 사업, 디지털 사업, 자산관리 사업, 신탁 사업, 인재교류 사업, 신규 사업 발굴 협력 등 6개 부문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약은 두 회사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으로 인해 맺어졌지만, 근본적으론 하나금융이 추구하는 글로벌 전략의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결제서비스인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서비스의 일본 진출은 물론 글로벌 교두보 확보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담았기 때문이다.

김정태 회장은 최근 하나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M&A보다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외환은행, 그해 9월 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7년 동안 M&A를 하지 않다가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고배를 마셨다.

김 회장은 "앞으로 중요한 승부처는 글로벌"이라며 "핀테크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 역량을 높일 방안으로 GLN 사업 강화를 꼽았다.

GLN은 하나금융이 추진하는 글로벌 핀테크 사업이다. 다른 국가 유통업체와 은행 등에서 발행한 디지털자산과 전자화폐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자유롭게 교환 및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하나금융은 일본 진출에 앞서 지난달 대만에서 GLN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GLN 서비스의 핵심은 하나금융의 디지털머니인 '하나머니'로 각국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각국의 결제망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 스미트러스트와의 협업은 네트워크 측면에서 상당한 강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GLN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향후 하나금융의 입지와도 결부돼 있다. 하나금융은 실적 면에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권 전반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에 힘을 실을 새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사실상 우리금융지주에 롯데카드를 내주면서 향후 3위 금융지주사 경쟁에서 다소 불리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제3인터넷은행 진출도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하나금융으로선 어느 때보다 신사업의 성공이 절실한 입장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올해 GLN 사업 개시까지 4년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GLN을 통해 해외 어디서든 하나머니로 결제가 된다면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하나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멕시코에서 현지법인 영업을 시작하면서 신남방국가 뿐만 아니라 중남미에서도 파나마, 브라질에 이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등 글로벌 확장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야심차게 시도한 M&A와 신사업이 번번이 발목을 잡히면서 돌파구 마련에 애를 먹고 있던 차"라며 "하나금융으로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M&A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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