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지각변동 예고…삼성카드 입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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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지각변동 예고…삼성카드 입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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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체제에서 1강4중1약 체제로 재편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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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양강체제가 오랫동안 이어지던 카드업계 구도에 코스트코 가맹계약 변경, 롯데카드 인수합병 등의 변수가 작용하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지위는 공고하지만 삼성카드가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이고 중하위권 카드사들의 기세가 무서워 2위 싸움은 어느 때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1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서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계약이 성사되면 MBK파트너스 60%, 우리은행 20%로 지분을 나눠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는데, 향후 MBK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을 청산할 때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사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신용·체크카드 단순 합산 자산 규모는 22조6358억원(우리카드 9조9831억원+롯데카드 12조6527억원)으로 껑충 뛴다. 이는 신한카드(29조3500억원)와 삼성카드(23조47억원)에 이은 업계 3위다.

신용·체크카드 이용실적 점유율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순 합산할 경우 업계 2위로 올라선다. 우리카드 10.3%와 롯데카드 9.7%를 합치면 이용실적 점유율은 20%로, 현재 2·3위인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한 자리씩 밀려난다. 나아가 1위인 신한카드(22.8%)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중위권으로 분류되던 현대카드는 코스트코를 등에 업고 호시탐탐 상위권 진입을 엿보고 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15조9439억원으로 업계 5위이며, 신용·체크카드 이용실적 점유율은 13.2%로 업계 4위다.

오는 24일부터 코스트코의 독점 카드사가 기존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바뀐다. 코스트코는 한번 계약하면 장기간 독점 결제권을 누릴 수 있어 수익뿐 아니라 고객유치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코스트코의 지난해 회계연도(2017년 9월 1일∼2018년 8월 31일) 매출액은 3조9227억원에 달한다. 대형마트 카드결제 비중(한국은행 발표 기준)이 70%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코스트코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약 2조745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코스트코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0.7%인 점을 감안하면 수수료 수익은 연간 200억원에 달한다. 또한 결제방식이 현금 또는 현대카드만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코스트코 회원이 현대카드로 유입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부터 자동차할부금융과 카드론을 확대하고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업무대행을 새로 맡으며 양적 성장을 시현중이다. KB국민카드는 자산 규모 20조5074억원(작년 말 기준)으로 업계 3위, 신용·체크카드 이용실적 점유율은 18.6%로 업계 2위까지 올라서며 이미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굳건하게 2위 자리를 지켰던 삼성카드는 악재의 연속이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신용·체크카드 이용실적 점유율(16.6%)은 이미 중위권으로 밀려났으며 2분기부터는 매출 감소도 예상된다.

우선 삼성카드는 코스트코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한 내실경영을 통해 단기처방에는 성공했지만 비용을 줄여 손익을 개선한 만큼 장기적으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독주가 견고한 가운데 2위 삼성카드의 입지가 흔들리자 중하위권 카드사들의 반격이 거세졌다"며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합쳤을 경우를 가정하면 현재 판도는 1강(신한)4중(삼성, 우리·롯데, 국민, 현대)1약(하나)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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