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품질·서비스 논란' 올해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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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품질·서비스 논란' 올해 극복할까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4월 26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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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장 대명사' 오명, 늑장 리콜 의혹…"작년 보단 개선될 듯, 노력 경주해야"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주요 모델들.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주요 모델들.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대표 백정현)이 지난 수년 간 줄곧 품질이나 고객 서비스가 부실하다는 논란을 일으키며 브랜드 이미지를 갉아먹었다. 백정현 대표는 럭셔리 브랜드에 걸맞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올해 각종 방안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재규어랜드로버가 올해 이미지를 반전시킬 수 있을 지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 재규어랜드로버, 작년 리콜 규모 전년비 확대…영업손실 전망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이하 재규어랜드로버)는 작년 1만5743대를 판매했다. 전년(1만4865대) 대비 5.9% 늘어났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SUV 라인업만 전문적으로 갖춘 랜드로버가 프리미엄 SUV인 레인지로버 라인업으로 인기를 모았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차량의 전통적인 디자인과 실내공간 활용성, 가격 대비 성능 등을 호응 요인으로 꼽았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이 같은 호응을 얻는 동시에 작고 큰 품질 및 서비스 불량 이슈로 구설에 오르는 반어적 상황에 처해 시장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작년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디젤 3.0 TDV6 엔진이 장착된 차량 1만6022대를 리콜했다. 엔진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고 일정 시간 운행을 지속할 경우 구동을 멈춰 탑승자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규어랜드로버는 해당 모델의 결함을 진단하고 불량 판정 시 엔진 부품을 교체해주는 시정조치를 실시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잇따른 리콜로 재규어랜드로버 수익성이 상당 수준 악화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콜 건이 많을 뿐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치명적 결함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시동꺼짐 현상이 일어난 엔진의 부품을 교체하는 데는 대당 300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 결함을 비롯한 작년 리콜 규모가 전년보다 크게 확대된 점도 악재로 분석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 2017년 22건, 1만1924대 규모의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 비용이 담긴 부품매출원가는 같은 기간 744억원으로 전년대비 36.5%나 인상됐다.

작년 리콜 규모가 더욱 확대된 점은 실적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는 요소다. 작년 실시한 리콜 건수는 10건으로 전년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엔진 및 다카타 에어백 교체 등 굵직한 리콜 사례로 조치 대상 차량이 전년보다 2배 이상인 2만3751대에 이르렀다.

재규어랜드로버는 통상 매년 6~7월께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전년도 영업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는 해당 기간 매출액, 영업이익 각각 1조177억원, 66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금융수익 외 자동차 사업에서 리콜로 비용이 크게 증가해 영업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 고객 응대 스킬 부족도 도마 올라

재규어랜드로버는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전량 수입해 고객에 팔기 때문에 품질에 대해서는 시장 요구와 모그룹 방침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품질 이슈에 대한 딜러사, 서비스센터 등 국내 구성원들의 부실한 대응 논란은 재규어랜드로버가 풀어야할 숙제다.

딜러사들은 일단 제품 거래 과정이 종료된 이후 고객이 찾아와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해 문의해도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국내 매체 보도가 잇따랐다. 서비스센터 직원들도 고장 난 차량의 결함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고객 정서에 반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작년 5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를 2년 가량 운행해온 가수 출신 황현민씨는 잦은 잔고장으로 3번이나 수리를 받은 것에 반발해 서울 강남 소재 재규어랜드로버 매장에서 난동을 부렸다. 당시 황씨가 겪은 문제는 같은 해 10월 국토부가 1만6022대 규모 리콜을 명령한 엔진 결함이었다.

해당 모델은 2010~2016년 기간에 제작된 제품으로 그간 적잖은 고객이 시동꺼짐 현상에 대해 재규어랜드로버 측에 제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사측이 대중에 잘 알려진 황씨의 강력한 요구를 받고 리콜에 나서자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황씨는 작년 말부터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재규어랜드로버의 결함 은폐 정황에 대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서비스 이슈를 불식시키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국내 서비스 수준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추진·실행하며 성난 소비자들을 달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올해 서비스센터 37개, 워크베이 345개를 각각 확보해 서비스 대기 시간을 단축시켜나갈 방침이다. 24일에는 센터 직원이 현장에 출동해 차량을 정비하는 '서비스 모바일'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앞서 올해 1월 1일 수입차 업체 가운데 선제적으로 신차 교환·환불 제도(한국형 레몬법)를 도입하기도 했다.

고객을 대면하는 딜러사와 서비스센터 등 현장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모그룹이 개발한 인재 양성 제도 '글로벌 어프렌티스 프로그램'을 이달 안에 도입해 교육한다. 브랜드가 보유한 정비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으로 직원의 실무 능력을 향상시키고 고객 응대 기술에 대한 정규 교육 및 인증 평가를 실시해 역량을 함양시킬 계획이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동안 부족함이 있었다"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고객 신뢰를 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 백정현 대표가 내놓은 전략들 효과 있을 듯

업계에서는 재규어랜드로버가 내놓은 올해 전략들이 어느 정도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업 외연 성장에 발맞춰 내실을 다지는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국내에서 잔고장 많은 브랜드로 여겨진다"며 "그럼에도 과거부터 쌓아온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잔고장 이슈를 상쇄하고 실적을 높여온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상품 라인업을 보유한 재규어랜드로버가 분발해 서비스 수준을 높인다면 올해 브랜드 이미지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서비스 논란은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여느 업체가 그렇듯 재규어랜드로버도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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