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국서만 '훨훨'…해외무대 너무 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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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한국서만 '훨훨'…해외무대 너무 넓나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4월 25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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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등 시장서 변수에 '허덕'…업계 "해결책은 신차 출시" 한 목소리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상승폭의 비중은 내수 시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이슈나 품질 문제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조2373억원과 77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3.5%, 13.6%씩 증가했다.

1분기 수익이 가장 많이 창출된 시장은 우리나라다. 지난달 출시된 '국민 중형 세단' 8세대 쏘나타와 작년 말 출시 후 실적이 본격 반영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실적을 견인했다.

쏘나타(1만6257대)와 팰리세이드(1만8049대)는 지난 1분기 현대차 세단·SUV 각 라인업별 판매량 1위 모델인 그랜저(2만8328대), 싼타페(2만2255대)에 이어 많이 팔렸다. 현대차의 1분기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동기(16만9203대) 대비 8.7% 증가한 18만3957대로 집계됐다.

다만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도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1분기 수출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88만186대)에 비해 5.0% 감소한 83만6417대로 집계됐다.

지난 분기 실적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시장은 중국이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1분기 기록한 판매량은 전년동기(16만2612대)대비 18.4% 감소한 13만2678대로 집계됐다.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투싼 등 기존 주력 모델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7년 사드 사태 당시 실적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현재 경기 성장 둔화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의 영향까지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모델을 생산하는 베이징1공장의 가동률이 5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에 베이징현대는 올해 초 공장 직원 2000명 가량을 감원한데 이어 결국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다.

미국에서는 그나마 팰리세이드, 코나 등 SUV 중심으로 진행한 판매전략이 빛을 발해 판매량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1분기 제네시스 포함 현지 소매 판매량은 전년동기(14만8877대)대비 2.0% 증가한 15만1787대를 기록했다.

2016년 1분기 17만3330대를 판매한 이래 3년 연속 1분기 실적에서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증가폭을 나타냈다. 싼타페(2만8683대), 투싼(2만8831대) 등 기존 효자 모델과 함께 올해 2월 전기차 모델이 출시된 코나(1만8397대)의 실적이 전년(2559대) 대비 급성장한 덕을 봤다.

다만 일부 모델에서 비충돌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등 품질 이슈가 지속 불거져 수익성을 위협하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달 2일 현대·기아자동차 일부 모델에서 발생한 화재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나섰다. 해당 모델은 2011~2014년 기간 내 생산된 현대차 쏘나타·싼타페 등 5종 300만대다. NHTSA에 따르면 그간 양사 문제 모델의 비충돌 화재 신고는 3125건 접수됐다.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02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 네트워크를 현대차와 분리한 뒤 안정화시켜야 하는 점도 숙제다. 제네시스 차량의 1분기 현지 판매량은 전년동기(4362대) 대비 3.6% 감소한 4203대에 불과하다.

현지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 제네시스와 현지 현대차 딜러 양측 간 갈등이 꼽힌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고급화 전략을 위해 브랜드 독립 딜러망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3~5년 내 미국 전역에 제네시스 지점 120개를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현대차 딜러들이 제네시스 모델을 계속 판매하겠다고 나서며 사측과 갈등을 빚어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현대차가 해외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차 라인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간 다소 미흡했던 라인업을 강화해 권역별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 브랜드 입지를 확장시키고 각 시장 특성에 맞춘 전략을 지혜롭게 발휘해야한다는 관측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전세계 자동차 트렌드에 발맞춰 라인업을 충분히 보강하지 못했지만 최근 팰리세이드, 쏘나타 등 신모델로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신차를 추가 투입하고 중국에서는 수소전기차 기술로 현지 법인과 제휴하는 등 지역별 맞춤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기간 동안 하반기 신차 출시를 준비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신형 쏘나타는 오는 8~9월께 출시하고 팰리세이드도 3분기 출시를 목표로 이달 중순 양산이 시작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엔트리 SUV 베뉴도 글로벌 출시해 SUV 라인업을 완성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하고 가동중단한 공장의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등 방안으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품질 관련 법규·규제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상품성을 강화하고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주력해 글로벌 판매 실적을 회복하는데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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