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제3인뱅 도약해도 '문제'…케이뱅크 전철 밟을라
상태바
토스뱅크, 제3인뱅 도약해도 '문제'…케이뱅크 전철 밟을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금조달 방안 해결돼야
▲ 이승건 토스 대표
▲ 이승건 토스 대표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간편송금 대표업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혁신성을 앞세워 '토스뱅크'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며 난관에 봉착했다. 금융당국의 예비인가를 통과한다고 해도 비바리퍼블리카의 실적이 하락세를 타는 등 향후 늘어나는 자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9일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4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폭은 전년(390억원)보다 54억원 확대됐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경우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플랫폼인 토스를 통해 지분 60.8%를 확보하고 있어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로 인정받기만 한다면 사실상 단독경영 형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본력이 있는 신한금융과 현대해상이 금융당국의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컨소시엄을 이탈하며 주주구성 면면도 부실해진 상황이다.

토스뱅크의 나머지 지분은 한화투자증권(9.9%), 알토스벤처스(9.0%), 굿워트캐피탈(9.0%), 한국전자인증(4.0%), 베스핀글로벌(4.0%), 무신사(2.0%), 리빗캐피탈(1.3%) 등 7개사가 나눠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경우도 지분 구조는 다소 다르지만 자금조달 문제가 발목 잡아 최근 애를 먹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KT(18.8%), 우리은행(13.79%), NH투자증권(10.00%), IMM프라이빗에쿼티(9.99%)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요주주 4개사가 가진 의결권은 40%에 불과해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구조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통과로 KT가 대주주로서 올라서 자본 확충에 혈을 뚫으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KT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면서 유상증자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에 올해 첫 대출 중단 상황에 직면하는 등 사업의 진척이 더디다.

결국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도약할지라도 케이뱅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이승건 토스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증자에 자신이 없었다면 이런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지난해 해외 벤처캐피탈사들로부터 1350억원을 이미 유치해서 준비 법인이 필요한 돈을 충분히 확보했고 다른 주주들의 추가 증자 의지도 있다"며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의심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초기 자본금은 250억원 수준으로 당장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제대로 된 은행업을 영위하기 위한 자본금이 조달 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년 안에 자본금을 1조원 이상 쌓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다. 케이뱅크의 경우도 현재 자본금이 약 4775억원에 불과하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1080억원이지만 여기에는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 2016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자본금은 129억원에 그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설명대로 외부 투자가 끊임없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당장 케이뱅크 규모로 키우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자본 조달 흐름이 끊길 경우 케이뱅크처럼 대출상품 판매 중단 등 영업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외부 투자 유치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