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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의 밑줄긋기] 르노삼성의 내수 방어 눈물겹다…‘돌아와 노조’

노조 행보는 현실과 괴리 있어…과거보다 ‘미래’ 위해 사측 손 잡을 때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기사 출고: 2019년 04월 18일 오전 8시 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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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출범한 시기에 전신(사원대표자협의회)이 함께 만들어진 르노삼성 노동조합이 올해 20살을 맞았다. 사람에 비유하면 성인이 됐지만 사측과 빚고 있는 이례적인 갈등으로 여전히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르노삼성 노조가 작년 10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벌여온 파업의 규모는 58차례, 234시간에 달한다. 사측이 추산한 파업 손실액은 2626억원에 이른다.

르노삼성은 작년 파업의 악영향을 받은데다 신차 라인업이 부족한 상황까지 더해져 결국 초라한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의 작년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5조5990억원, 1조179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6.6%, 5.1%씩 감소했다.

올해는 파업으로 인한 경영적 손실이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최근 5년 간 전체 실적을 견인해온 수출 전용 모델 ‘닛산 로그’의 생산 계약 만기가 9월 도래하지만 아직 후속 모델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업이 간헐적으로 이어짐에 따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 효율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누리꾼 게시글에서는 르노삼성 철수설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지엠이 모그룹 지엠 본사의 결정에 따라 작년 6월부로 군산공장을 폐쇄한 이후 아직도 한국 사업을 중단한다는 추측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르노삼성마저 모그룹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로부터 신차를 적시에 배정받지 못하고 로그 후속물량 배정 여부까지 불투명해지자 ‘데자뷔’를 느낀다는 반응이다.

발등에 불 떨어진 르노삼성 사측은 내수 신뢰 회복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지난달 중순부터 새 브랜드 캠페인 ‘조금 다른 특별함’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출시 차량이 타사 모델과 비교해 사소하지만 차별화해 갖추고 있는 요소들을 부각시켜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이어 이달 한 달 간 SM6, QM6 등 인기 모델 2종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국산차 최초 7년/14만㎞의 무상보증기간을 제공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대당 123만원에 상당하는 혜택이다. 16일에는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이 오거돈 부산시장을 찾아가 “르노삼성은 한국에 지속 투자하고 부산공장 고용을 유지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측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지만 무조건 옳은 일만 해왔다고 할 순 없다. 과거 직원들을 탄압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노조의 불신감을 양산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1년 8월 르노삼성 창립 이후 첫 출범한 강성노조인 ‘전국금속노조 르노삼성자동차지회’는 출범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만행을 폭로했다. 당시 박종규 지회장은 직원들이 높은 근무 강도에 시달리면서도 끽 소리 못내고 있고 본인은 사측으로부터 노조를 만들지 말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지회장은 작년 12월 1일부터 르노삼성 일반노조 4대 위원장을 맡아 3년 연속 노사 무분규 타결 기록을 무너뜨리고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지금 노조가 보이는 행보는 현실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과거에 비해 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업체 간 품질 및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노조는 2017년 기록한 최상위 실적을 돌아보며 현재 몫을 요구하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사측이 불확실한 미래를 감안해 꺼내든 몫이 더 합리적인 실정이다. 부산상공회의소, 협력사 등 노조 아닌 대다수가 한 입으로 강조하는 말이라 더 와 닿는다.

지금 당장 임단협이 타결돼도 올해 초 시장에서 기대하던 로그 후속 모델의 물량 배정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르노그룹에서 유일하게 D세그먼트(중형급) 이상 차량의 개발 전반을 진행할 만큼 중요도가 높은 르노삼성이 생산 물량 배정에서 밀린 것은 적잖은 충격이다. 현재로선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돼 관심을 한 몸에 받은 ‘XM3 인스파이어’ 물량을 끌어오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는 형편이다. 그나마 르노삼성에게는 한 줄기 빛이다. 빛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노조가 전향적 결단을 내리고 다시 사측과 맞손 잡아야 할 때다.

마침 르노삼성자동차의 전신인 ‘삼성자동차’가 설립된 1995년에 발매된 대중가요 가운데 서태지와아이들의 ‘컴백홈’이라는 노래가 있다. 가정 밖을 겉도는 10대의 내면을 보듬어주는 노랫말을 듣고 많은 가출 청소년들이 가족 품에 돌아왔다고 한다. 노조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한 소절이 있다. ‘자 이제 그 차가운 눈물을 닦고 COME BACK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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