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뉴스가 한국인 소비행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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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뉴스가 한국인 소비행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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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실제 미세먼지 농도 보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뉴스가 소비패턴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EB하나은행(은행장 지성규)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객관적인 실태와 미세먼지가 초래한 소비행태 변화를 분석한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업종별 매출액은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고, 미세먼지 뉴스량에 따라 업종별 매출액의 편차가 두드러지는 등 미세먼지가 한국인의 소비행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세먼지는 업종별, 요일별 소비행태에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

하나금융연구소가 2018년 한 해 동안 약 230개 업종, 900만여건의 신용카드 매출 집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드결제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주유소 등 대부분의 업종 매출액이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은 날과 적은 날의 소비 편차를 업종별로 살펴본 결과 리조트·콘도와 놀이공원은 뉴스량이 많은 날 30% 이상 매출액이 감소했다. 또한 차량 정비(-29%)와 렌터카(-18%), 호텔(-10%)과 고속도로 통행(-10%) 등 나들이와 관련한 업종의 매출액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쇼핑업종의 경우도 대형마트와 농산품직판장 등 오프라인 쇼핑 업종은 평일과 공휴일 상관없이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은 날 매출이 급감한 반면, 온라인 쇼핑 업종은 매출액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료업종과 문화생활·여가생활 관련 업종은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아질수록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됐지만, 세탁소(+40%)와 목욕탕·사우나(+12%)는 매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나 대비를 보였다. 병원의 경우도 대부분의 진료 과목이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아 뉴스량이 많을수록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등은 오히려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진료과목에 따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 편차 못지않게 요일별 특징도 두드러졌는데 통신판매(+19%)와 대형 온라인쇼핑몰(+14%)은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을수록 휴일 매출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놀이공원(-35%)이나 영화·공연장(-25%)은 평일 매출액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 관련 뉴스의 증가가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대기 질(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은 실제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급증하면서 미세먼지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량을 인지하는 경향이 소비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1995년 이후 국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의 72µg/m3에서 2005년 57µg/m3, 2015년 48µg/m3 등 계속 감소추세에 있으며, 지난해 역시 41µg/m3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민 3명중 1명이 대기환경이 '나쁘다'고 응답하거나, 조사대상의 90% 이상이 '미세먼지가 많다'고 응답하는 등 미세먼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3년의 미세먼지 예보제 시행(전년 대비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 150% 증가)과 2016년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발표(전년 대비 90% 증가) 등의 정책 시행이 뉴스량을 증가시킨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세먼지를 언급한 뉴스량이 2009년 약 1100건에서 지난해 약 3만3000건으로 30배 가량 급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불안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이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인식하면서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에 따라 소비행동이 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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