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3시리즈 320d, 크기 아닌 '심장'으로 구현하는 퍼포먼스
상태바
BMW 뉴3시리즈 320d, 크기 아닌 '심장'으로 구현하는 퍼포먼스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4월 14일 08시 4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본기로 대적할 동급 모델 없어…첨단 사양 성능은 아쉬워
PHOTO_20190412122728.jpg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BMW 7세대 3시리즈인 '뉴3시리즈'의 320d 모델은 언뜻 보기에 전작과 크게 다른 외양을 갖추지 않은 듯하다. 키드니 그릴과 고유의 눈매를 가진 헤드램프와 수평 디자인의 리어램프는 전작 외관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직접 두 모델을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우선 헤드램프의 윤곽선에 세밀한 변화가 적용됐다. 이전 세대에서는 그릴에서 얇은 세로폭으로 뻗어나오기 시작해 칼날 모양으로 넓어지는 형태를 보였다. 이에 비해 이번 모델에서는 그릴 쪽에서부터 일정한 폭을 유지해 뻗어나가 균형감이 강화했다. 또 헤드램프 아래 윤곽선에 살짝 패인 듯 윗 방향으로 굴곡이 생겨 포인트로 자리잡았다. 통상 헤드램프 윤곽선이 매끈한 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점에서 차별화해 눈에 띈다.

또 하단 에어 인테이크홀에서 전작은 수평선 형태를 유지해 강인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자아냈다면 신모델에서는 좌우 양단이 살짝 아래로 빠져 전면부에 완만한 엑스(χ)자 형상이 그려진다. 동시에 하단 그릴 부분 면적이 더욱 넓어지고 각이 더욱 강조돼 스포티한 감성을 구현한다.

▲ 새로운 휠 디자인은 측면부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 새로운 휠 디자인은 측면부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측면부에서는 캐릭터 라인이 전작과 유사하게 그어지고 루프에서 트렁크나 보닛으로 떨어지는 매끄러운 라인도 그대로 적용됐다. 다만 휠 디자인에 전작보다 더 많은 바큇살(스포크)이 적용돼 고급스럽다. 후면부에서도 에어 스포일러 형태 트렁크 라인, 듀얼 머플러 등 요소 전반이 전작에서 이어졌다. 이에 비해 후미등은 세로폭이 더 얇아지고 수평적인 디자인을 갖춰 간결하면서도 힘이 느껴진다.

▲ 1열은 전반적으로 전작보다 더 간결해지고 넓어졌으며 세련돼졌다.
▲ 1열은 전반적으로 전작보다 더 간결해지고 넓어졌으며 세련돼졌다.
실내 여러 가지 요소들도 한층 개선됐다.

대시보드 중간 영역을 가장 많이 차지하던 송풍구는 얇아진 대신 더 넓어진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있다. 이 디스플레이의 왼쪽은 계기판을 향해 말려들어가는 곡면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세련됐다. 기존 동그란 시계 형태의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외관에서 강조된 각진 디자인이 적용돼 역동적이고 멋스럽다.

동승석 쪽 대시보드 아래 수납공간이 이전 모델보다 안으로 매립되는 형태로 만들어져 레그룸이 더욱 많이 확보됐다. 동승자가 시트에 앉은 채 가방같은 짐을 레그룸에 내려놓거나 들기 편하다.

기어 콘솔이 좀 더 직관적인 구성을 갖췄다. 주행모드 버튼 뿐 아니라 시동 버튼, 스탑앤고 기능 버튼이 기어 노브 주위에 놓여 조작 편의가 강화됐다.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는 다이얼이 기어 노브와 가까워져 한 영역 안에 묶여 있어 오른손 동선을 줄여준다.

320d의 주행성능과 주행질감은 동급 모델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수준을 보인다.

핸들은 가볍게 돌아가지만 현대·기아자동차 모델보다 약간 더 묵직한 느낌이다. 높게 설정된 조향기어비와 조향을 이뤄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비교적 탁월한 안정감을 발휘한다.

코너링도 매끄럽다. 속력을 높여 커브길을 지날 때도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잘 잡아주고 차량도 덜컹거림 없이 안정적인 자세를 잘 유지한다. 전장(4710㎜)은 쏘나타 뉴라이즈(4855㎜)와 더 뉴 아반떼(4620㎜)의 중간 수준인데 비해 휠베이스(2851㎜)는 세 모델 중 가장 긴 점이 안정적인 곡선 주행 성능에 한 몫 한 듯하다.

디젤엔진인데도 가속력이 국산차 가솔린 모델에서나 느낄 법한 수준을 발휘하는 점도 탁월하다. 변속충격이 느껴지지 않는 동시에 속력에 상관없이 매끄럽게 내달린다. 이에 더해 디젤 모델의 강점인 치고 나가는 맛이 어우러져 달릴수록 흥이 난다. 페달을 밟거나 급격히 뗐을 때 몸이 가볍게 시트로 묻히거나 앞으로 쏠릴 정도다.

제동력도 뛰어나다. 저속 상황에서는 물론이고 특히 빠르게 달리다 급격히 속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차량이 불안하게 앞으로 쏠리는 일 없이 부드럽게 감속된다. 완전 정지 상태에 이르기 직전 페달을 아주 미세하게 조작해야 덜컹거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긴 하지만 안전성이나 승차감에 있어서는 악영향이 전혀 없다.

▲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오르간식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적응할수록 만족감을 선사한다.
▲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오르간식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적응할수록 만족감을 선사한다.
두 페달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가속 페달은 그나마 살짝 밟을 때 적당한 토크를 발휘하는 정도다. 이에 비해 브레이크 페달은 조심스럽게 밟지 않으면 제동력이 급격히 발휘돼 차가 덜컹거려 적응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다만 차량 성능에 적응할수록 만족감이 더해진다.

정숙성이 경쟁 모델의 추종을 불허한다.

디젤 모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엔진 구동음이 작다. 최근 다른 디젤 차량은 흡차음재가 잘 적용돼 실내에서는 소리가 잘 안 들리더라도 바깥에서는 제법 우렁차게 들린다. 4기통(2.0ℓ)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을 갖춘 320d는 시동을 켤 때도 가솔린 모델 정도의 소리가 들린다. 저속으로 주행할 때도 엔진이 그르렁거리지 않고 정숙하다.

풍절음도 동급 모델에서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잘 차단한다. 바람 새는 소리가 아니라 타이어가 구르는 동안 노면으로부터 들리는 소리와 비슷한 종류의 음향이 미미하게 들리는 수준이다.

노면 충격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중형급 이상 고급 세단을 탔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안정감을 발휘하고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도 충격을 잘 흘려보낸다. 최근 탔던 소형 SUV와 비슷한 수준으로 약간 경직된 충격 흡수력을 갖췄다.

▲ 실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
▲ 실 연비는 운행습관에 따라 공인 연비보다 훨씬 높게 기록할 수 있다.
실제 연비도 출중하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출발해 올림픽대로를 지나 경기 양평군에 이르는 92㎞ 구간을 달렸다. 에어컨은 23도 온도에 2~3단 세기로 틀어놓았다. 교통이 원활해 종종 고속 주행을 실시했고 가끔 급제동하기도 했지만 최대한 관성운전을 실시했다. 이때 기록한 연비가 18.2㎞/ℓ다. 320d M스포츠패키지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 14.3㎞/ℓ와 비교하면 실제 상황에서 더욱 높은 수치를 보인다. 정속 운행하는 등 연비에 신경 써서 달린다면 20㎞/ℓ 이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겠다.

뉴3시리즈 320d가 다방면에서 가공할 수준을 발휘하지만 소소하게 아쉬운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면적이 넓고 시인성이 좋은 반면 정보가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단점도 갖췄다.
▲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면적이 넓고 시인성이 좋은 반면 정보가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단점도 갖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표시되는 길안내 정보가 도심 외 다소 외진 지역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시속 60㎞ 단속 구간인데 HUD에는 '30'으로 표시되는 식이다.

또 HUD 화면은 타사 모델에 비해 넓은 면적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방향이 전환되는 지점까지 남은 거리, 현재 속력 등 최소한의 정보만 표시되는 점이 약간 불편하다. 예를 들어 고속화도로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목을 지날 때 어느 길로 나아가야 할지가 HUD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음성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정확한 정보 확인을 위해 AVN 화면으로 고개를 돌려 확인하는 점은 HUD의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소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차선과의 거리에 둔감한 점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현대·기아차 주행보조시스템에 비해 차 바퀴가 차선을 거의 밟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핸들이 자동 제어된다. 옆 차선에서 이쪽으로 바짝 붙어 가는 차량이나 기타 돌발 상황을 고려하면 마음 놓고 기능에 의존하기는 쉽지 않겠다.

이밖에 문이 타 모델에 비해 약간 무거운 점도 다른 모델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문이 가벼운 모델이 나타나다보니 대조된다. 1열 사이드 송풍구에 둘러진 크롬 라인은 밝은 낮에 사이드미러가 보이는 유리창 부위에 반사돼 시야를 다소 방해한다. 방향지시등을 제어하는 스틱이 너무 뻣뻣해 손가락을 튕기는 동작 만으로는 힘이 잘 안 들어가 애써 핸들에서 손을 떼 조작해야하는 점도 아쉽다. 휠베이스가 쏘나타급 이상인데 비해 2열 레그룸이 덜 확보되는 점도 의외다.

▲ 한층 더 향상된 매력으로 찾아온 신형 3시리즈에게서 눈을 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한층 더 향상된 매력으로 찾아온 신형 3시리즈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뉴3시리즈 320d는 첨단 기능이나 일부 디자인의 기능적 측면에 있어서는 매력이 반감되는 게 사실이다. 다만 기본기 만큼은 대적할 상대가 많지 않다. 콤팩트한 체구에서 발휘하는 고급 퍼포먼스는 차량 외관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만족감을 탑승자에게 선사한다. BMW 고유의 스포티한 감성에 더해 안락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라면 320d에서 시선을 떼기 어려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