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카드사, 취준생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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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 카드사, 취준생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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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업계 상황, 짧은 근속연수, 좁은 취업문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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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직원 평균 1억원이 넘는 높은 연봉과 다양한 직원 복지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카드사가 최근 들어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타 금융권 보다 근속연수가 짧고, 카드사 불황에 따른 고용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9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1260명을 대상으로 취업 선호 금융사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업계 카드사 8곳 모두 순위권(10위) 밖으로 밀려났다.

KB국민은행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45.2%(복수응답)로 가장 많은 가운데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들이 5위까지 휩쓸었고, 삼성증권, KB증권 등 증권사들도 10위권 안에 자리하며 선호도가 높았다.

반면 2년 전 잡코리아 조사에서 은행들과 상위권을 나눠 가졌던 카드사들은 올해 10위권 밖으로 모두 밀려났다. 2년 전 조사에서 KB국민카드는 4위를 기록했고 신한카드가 6위, 삼성카드가 7위에 자리한 바 있다.

카드사들은 취업준비생들이 기업을 고려할 때 우선순위로 두는 '직원 복지제도'와 '높은 연봉'을 여전히 제공하고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닌 모양새다.

지난해 KB국민카드(1억400만원), 신한카드(1억100만원), 삼성카드(1억100만원) 등은 평균 연봉 1억원대를 기록하며 시중은행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9600만원), 하나은행(9400만원), 우리은행(9200만원), KB국민은행(9000만원) 등 4대 시중은행은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에 못 미쳤다.

또한 카드사들은 타 금융권과 마찬가지로 PC오프제, 시차출근제 등을 도입해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을 정착시키고, 직원 및 직원 가족들의 건강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등 복지도 우수한 편이다. 이에 더해 은행, 증권사 등보다 실적에 대한 압박이 덜하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준비생들의 카드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결정적 원인으로는 성장이 정체돼 고용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최고실적을 경신한데 반해 카드사들은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 등 여파로 실적이 급감했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비씨·하나 등 8개 신용카드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감소했다. 나아가 여신금융연구소는 정부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2021년까지 카드사 순이익이 1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200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현대카드와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연말과 올초에 각각 희망퇴직으로 200여명, 10여명을 감축했다.

또한 근속연수가 짧다는 점도 최근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은행보다 5년 정도 짧다. 은행들의 근속 연수는 평균 15.3년인 데 비해 카드사들의 평균 연수는 10.6년이다.

금융권 취업준비생 이모씨는 "카드사 취업을 고려하던 중 카드사들이 타 금융사들 보다 근속연수가 짧고, 최근 카드업계 수익이 줄어들면서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은행 취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몇 백명을 채용하는 은행에 비해 채용규모가 몇 십명에 그쳐 취업의 문이 좁다는 점도 취업준비생들의 고려대상이다. 특히 고스펙·고학벌의 취업준비생들이 몰려 애초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한 시중은행에 취업한 박모씨는 "사실 예전부터 카드사가 금융권 내에서도 신의 직장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취업재수를 택하기보다 확률 높은 곳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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