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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사 ‘환영’ vs 의료계 ‘반발’…숨은 의도는?

보험금 청구 간소화인가, 미지급 위한 꼼수인가

조규상 기자 joec0415@cstimes.com 기사 출고: 2019년 04월 09일 오전 8시 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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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실손보험 청구대행 법안과 관련 의료계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보험금 청구 간소화 취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국민 편의를 명목으로 의료기관에 행정 부담을 전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한다.

반면 보험사들은 보험금 청구 간소화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초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 과정의 간소화·전자화를 위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고, 지난달 2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됐다.

개정안의 골자는 민간보험사가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시스템을 구축·운영하거나 전문중계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한 전산시스템 도입이 유력하다. 이에 더해 실손보험금 청구 업무를 의료기관이 대행하는 법적 근거를 포함했다.

실손보험 청구가 전산화돼 가입자들은 보험금 청구시 일일이 서류를 제출하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직접 의료기관에 서류를 요청하고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했다.

이에 따라 보험 청구건이 늘어날 수 있어 보험사에게 유리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의료계는 시각을 달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기 위한 꼼수이며 보험사에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적인 보험심사를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실손보험 청구업무 위탁을 하는 것은 자동차보험 선례를 보면 결국 심사까지 하게 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 가입자의 진료비 내역과 질병 정보에 보험사들이 접근할 법적 근거를 갖게 되면서 보험사들이 관련 질병 정보를 축적해 오히려 보험금 지급을 보류하거나 질병에 걸리기 쉬운 가입자를 거절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보험업계는 “이미 건강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은 심평원을 통해 보험금청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의료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나아가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의료계가 값비싼 비급여 진료비 공개에 따른 진료수가 인하를 경계해 이를 반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한 의료기관이 보험금 청구 업무를 대행하면서 업무가 늘어난 점을 불평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서류발급 업무가 전산화 되면서 오히려 업무 부담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보험금 청구 간소화로 그동안 귀찮아서 청구하지 않았던 소액건 지급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이 결국 반발하는 이유는 진료수가가 투명해지는 것에 대한 경계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실손보험 가입자의 80%가량이 ‘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바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6%는 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찬성했다.

다만 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찬성한 가입자 중 일부는 보험사의 의도에 대해선 의문을 갖기도 했다.

A보험사 실손보험 가입자 이모씨는 “사실 크게 다쳐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진료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 아니면 보험금 청구 절차가 까다로워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그러나 그동안 손해율을 걱정하던 보험사가 이 법안에 찬성하는 의도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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