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진옥동 신한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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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진옥동 신한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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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디지털 전환 위해 인재 채용부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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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인재 채용방식과 조직의 변화를 강조한다.

진 행장은 "진정한 디지털 기업이 되려면 IT에 대해 기본 소양을 갖춘 사람을 뽑아 영업점에 보내야 한다"면서 "또한 IT 개발이나 디지털쪽에 사무실을 없애 이들이 현업부서에 배치된다면 현장에서 필요한 것을 바로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본서 18년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글로벌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에 기축통화 국가와 신흥국의 전략을 따로 가지고 가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새 수장으로 올라선 진 행장이 그리는 신한은행의 미래를 들어봤다.

Q. 차별화된 디지털 전략은 무엇인지요?

== 디지털 인력들이 유목민처럼 돼야 합니다. 우선 인재 채용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상경계를 뽑아 전환배치를 통해 IT인력으로 양성했다면 이제는 처음부터 IT 소양을 갖춘 인력을 뽑아야 합니다. 올해 채용부터 변화를 가져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돈키호테적 발상의 전환이 되지 않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나아가 IT와 디지털 부문의 사무실을 없애야 할 것 같습니다. 개발자가 현업에 나가 있는 것이 애자일(agile·민첩하다는 뜻) 개발론입니다.

Q. 최근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앞두고 신한금융이 토스 컨소시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그 부분은 지주에서 담당하고 있는 부분으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 않아 이 자리서 말하기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토스가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봅니다.

Q. 글로벌 전략은 무엇인지요.

== 글로벌은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기축통화지역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채널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은 세계 경제 10대 국가에 들지만 통화안정성이 약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에 따라 국내서 번 이익을 외국에 바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IMF때 오사카 지점에서 근무하며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일본에 SBJ은행을 설립해야 한다고 고집을 피웠던 이유입니다. 이를 통해 엔화 조달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두 번째는 신흥국입니다. 몇 개국에 몇 개 점포가 있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해서 그 지역에서 초격차를 벌려야 합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한국계 은행끼리 경쟁하기보다는 베트남에 더 과감하게 투자해 현지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갖춰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전략으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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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개월간 인수인계 기간 동안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나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에게 어떤 조언을 들었나요.

== 조 회장은 조직안정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또한 기업금융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위 행장은 기관영업에서 성과를 냈고, 플랫폼도 만들어 놨기 때문에 이 부분을 디테일하게 챙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 있어서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길게 보라고 조언해 줬습니다.

Q. 일본과 한국에서의 경험을 비교해 본다면 어떤 차이가 있나요.

== 한국이 일본의 10년 뒤 모습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 변동과 산업 변동을 볼 때 산업변동 부문에서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고 봅니다. 한국은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인데 점점 심화되고 있고 일본은 중소기업이 나름대로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인구 그래프는 한국이 일본을 따라가는데 사회를 받치고 있는 산업 그래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 그래프를 같이 보면서 일본과 우리의 차이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고령사회 진입했을 때 이런 금융상품이 유행했다는 식의 따라가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연금시장에서 일본은 연금을 받으면 그걸로 생활이 되지만 한국은 그것이 안됩니다.

Q. 진정한 리딩뱅크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지요.

== 1천억, 2천억 이익을 더 낸다고 해서, 재무적 이익이 많다고 해서 리딩뱅크라고 보지 않습니다. 거기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은행이 고객을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 봐서는 안됩니다. 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켜준다는 명제로 봐야 합니다. 이 명제 아래서 은행의 이익이 실현될 것입니다. 앞뒤가 뒤집혀서는 안됩니다. 90년대 규모와 이익규모가 작았는데도 신한은행이 리딩뱅크가 될 것이라 얘기했습니다.

진정한 1등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하는 가치가 바로 고객입니다. 은행의 전략과 추진 사업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전반을 고객의 관점에서 다시 돌아보고, 신한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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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된다. 1981년 덕수상고를 나와 기업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한 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행원 생활 중 1993년 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중앙대 경영학 석사를 밟았다.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 법인장과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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