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사명 변경...대기업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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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사명 변경...대기업 갑질 논란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3월 21일 1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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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국내 1위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가 사명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 앤 테크놀로지로, 한국타이어그룹은 한국테크놀로지 그룹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브랜드를 활용하되 가치를 더 제고하기 위해 사명 변경 추진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주타겟인 남성을 겨냥해 미래 기술지향적인 회사를 추구하며 타이어에도 IoT 등 신기술을 접목한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번 결정에 잡음이 일고 있다. 이미 '한국테크놀로지'라는 상장회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테크놀로지는 자동차 전장회사로 타이어 제조사는 아니지만 자동차 부품을 공급해 비슷한 업종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테크놀로지의 시가총액은 900억원 가량이지만 전년도 수주잔고 7600억원을 달성한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할 만큼 활동적인 회사로 주식시장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뉴스를 통해 사명 변경 소식을 접하고 황당했다"면서 "한국테크놀로지는 작은 회사도 아니고 상장된 회사이며 자동차 계기판을 만드는 회사인데 자동차 부품이라는 점에서 한국타이어와 유사성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한국테크놀로지가 사명을 한국타이어그룹으로 바꾼다고 하면 상대는 엄청난 금액의 손배소를 제기했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 또한 한국타이어의 주장대로 사명 변경에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장된 자동차 전장 회사와 동일한 이름으로 대기업의 사명을 바꾸는 것은 일반적 규범에 비춰볼 때 상식적이진 않다는 반응을 내놨다. 특히 대기업의 사명 변경 등 중대한 사안에는 법률검토는 물론 '사실적인 혼동 가능성'까지 고려한 충분한 검토를 거치는데 왜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런 반응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한국테크놀로지라는 회사의 존재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으며, 사명 변경을 위해 사전에 법률적 검토까지 마친 상황"이라며 "사명 변경에 문제가 없는 만큼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의 사명 변경 추진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에 피해를 끼치고, 주주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한국타이어가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변경을 강행된다면 고의였던 아니던 상장회사와 같은 네이밍으로 변경을 추진하는 것에 '대기업 갑질 논란' 등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법적 대응을 준비하겠다는 한국테크놀로지의 입장을 들어봤을 때 사명변경 입장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갈등은 불가피 해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작년 매출 6조 7000억원에 영업이익 7000억원을 달성한 국내 1위의 타이어 공급 업체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날두가 뛰던 레알마드리드 등의 스폰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국내외를 막론한 이미지 메이킹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국타이어의 사명 변경 작업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두고 볼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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