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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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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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상/멘토프레스/1만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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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송가영 기자] 김은상 작가의 '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는 지난해 출간한 '빨강모자를 쓴 아이들'에 이은 두 번째 소설이다.

이 소설은 1인칭 화법으로 주인공 '나'를 둘러싼 네 여인과 네 마리의 고양이에 얽힌 사랑이야기를 골자로 한다.

저자는 이 소설에서 사랑에 대해 "사랑이 숭고하다면 그 이유는 불가능을 꿈꾸기 때문입니다"라고 한다. 욕망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충족될 수 없음을 간파한 라캉의 욕망이론과 궤를 함께 한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 그 결핍의 빈자리에 새로운 사랑이 찾아들지만 불가피하게 이별을 하고 누군가의 절실한 위로가 필요한 그 자리에 저자는 고양이 '델마'를 끌어들인다.

또한 김 작가의 숨길 수 없는 사랑의 본질을 작품 속에서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글은 단편적으로는 사랑가와 같은 한 편의 시가 됐다가 그것들을 병렬시키면 소설이 되는 시와 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학성을 발휘한다.

이 책을 읽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두 번 이상 읽을 것. 작중 화자인 '나'와 일대일 관계로 엮여 있는 각기 다른 네 여인의 등장인물은 사연의 단순함을 피하고자 이야기가 교차되고 역진한다.

이러한 기법으로 인해 처음 내용을 읽을 때 어렴풋이 느낀 감정이 두 번째 읽을 때는 확연히 그 모습을 드러내며 문학의 진수, 순수한 감정의 고조를 맛볼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아무 곳이나 펼쳐서 유려하고 격정적인 사색의 문장들을 음미하는 것이다.

대상에 대한 숨길 수 없는 마음과 온도, 그리고 투영된 대상을 통한 자기 내면의 성찰과 편린으로 기록된 아름다운 문장들이 자유자재로 독자들을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 공간으로 인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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