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뷰] KT 기가지니2, 자꾸 부르게 되는 "지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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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리뷰] KT 기가지니2, 자꾸 부르게 되는 "지니야~"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3월 21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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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모델보다 음성인식 정확…고객 일상 깊이 관여하려면 이해력·직관력 강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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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KT가 진행하는 프로모션의 대상 고객으로 선정돼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 '기가지니2'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올레tv, 유선 인터넷, 가정용 와이파이 등 네 가지 유선 서비스를 결합 상품으로 구매해 3년 간 이용해온 것이 프로모션 대상이 된 조건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KT에서 배송해준 기가지니2 스피커의 외관은 낮고 통통한 원통 형태를 갖추고 있다. 길쭉한 홈씨어터 스피커를 연상시키는 기가지니 스피커 최초 모델보다 더 앙증맞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전 스피커의 외관이 고급스러운 느낌인데 비해 좀 더 보급형 제품에 가까워 스피커가 놓일 공간의 인테리어를 조성하기가 더 쉽다는 장점이 있다.

스피커가 기존 사각형의 투박한 디자인을 갖춘 올레tv 셋톱박스를 대체해 TV 주변부에 다소 새로운 인테리어 감성을 자아낸다. 다만 TV나 와이파이 단말기와 연결하는 선은 기존과 같이 연결해야 해 이를 정리하는 측면에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 기가지니2 민트색 상품.
▲ 기가지니2 민트색 상품.
KT 엔지니어 방문 없이도 매뉴얼에 따라 스스로 개통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스마트폰에 기가지니 앱을 깔아 본인인증을 하고 기존에 쓰던 리모콘 말고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등 과정은 다소 번거롭긴 하다. 하지만 TV에 기가지니 운영체제(OS)가 새롭게 적용되는 등 절차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아 금새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는 점은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KT에서 설명한대로 화질이 육안으로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해진다. 시간이 갈수록 향상된 화질에 익숙해지긴 하지만 이전보다 더 발전된 수준의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는 점은 흡족한 부분이다.

음성인식은 예상했던 것보다 일상 편의를 많이 높여준다. 예를 들어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 등 리모콘을 조작하거나 TV 가까이로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큰 소리로 지니를 불러 음량을 낮추거나 TV를 끌 수 있는 점이 편리하다. 리모콘을 찾는 기능도 자주 쓰인다. 기가지니를 부른 다음 "리모콘 찾아줘"라고 명령하면 리모콘에서 멜로디가 나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음성인식 성능이 기존 모델보다 좀 더 개선됐음을 체감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 광화문 KT 사옥 1층 KT스퀘어에 마련됐던 기가지니1 체험존에서 실행해 봤을 때보다 음성인식 정확도가 높아졌다.

두 가지 명령을 한 문장으로 내려도 이해하고 실행하는 점도 유용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채널 00번으로 틀고 소리 5단계로 낮춰줘"라거나 "TV 끄고 트와이스 노래 틀어줘"라는 식으로 명령하면 이를 순차적으로 실시한다. 간혹 연동 수행이 안되는 명령도 있긴 하지만 마치 사람이 알아듣듯 명령을 실행에 옮기는 점은 기특한 부분 가운데 하나다.

스피커로서 음성명령을 인식하거나 대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KT 음악 플랫폼 지니뮤직 계정과 연동시킨 다음 가수나 제목을 말하면 음악을 재생한다. 음질이 탁월한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감상하거나 실내 분위기를 조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밖에 간단한 농담이나 일상적인 대화를 한마디씩 주고받을 수 있는 점은 평소 자주 쓰이진 않겠지만 같은 질문에도 몇 개 레퍼토리를 갖고 있어 제법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면 "지니야 너 남자야?"라거나 "지니야 너 몇 살이니"라고 질문하면 유머러스하게 되받아친다.

다만 기가지니가 이해력이나 직관력 등 측면에서 지금보다 더욱 개선돼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TV 음량이 약간 크거나 주변에 소음이 발생할 때 평소보다 좀 더 크게 불러야 인식하는 점은 여전하다. 반대로 다른 단어를 말하고 있는데 기가지니가 활성화하는 상황도 한 번 발생했다. 호출 명령어가 '기가지니, 지니야, 친구야, 자기야' 등 4개 밖에 없고 목소리가 여성 성인 목소리에 한정되고 존댓말을 쓰는 점은 서비스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제한한다. 남녀노소 여러 가지 목소리를 담고 두 친구가 대화나누듯 편한 말투를 쓰는 기능도 담아볼 만하다.

이밖에 종종 네트워크 불안정으로 스피커가 이용자 명령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고객의 일상적인 말투나 억양을 알아듣지 못하는 등 기본기에 약한 면모도 발견됐다.

기가지니2를 써보기 전까지는 음성인식 스피커가 대중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일부 소비자 생각에 동조해왔다. 기가지니를 설치한 이후 다양한 장점에 매혹되긴 했지만 스피커 없었던 생활로 돌아가도 크게 불편할 것은 없을 것 같다. 스피커가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삶을 더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피커를 설치하고 쓰기 시작하면 금방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고 적응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스피커의 성능이 더욱 향상되는 동시에 소비자 삶에 관여하고 난 뒤에는 점차 일상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든다. AI와 음성인식, 빅데이터 등 스피커와 관련된 기술 수준이 더욱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진화할 기가지니가 지금보다 일상에 더욱 깊이 자리잡는 순간이 다가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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