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현대차 협상 후폭풍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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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현대차 협상 후폭풍 '어쩌나'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3월 18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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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항공·통신 줄줄이 협상 요구…'계약 해지' 사태는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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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현대자동차와의 수수료율 인상 협상에서 사실상 백기를 든 카드사들이 불리한 상황 속에서 유통·항공·통신 등 다른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율 협상을 이어가게 됐다.

현대차와의 협상이 선례로 남은 만큼 수수료율 인상 동력이 떨어진데다 유통·항공·통신업계 역시 카드사의 인상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와 항공사, 통신사들은 지난달 카드사가 통보한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근 카드사에 전달했다.

지난 10일 현대차가 카드사에 가맹계약 해지라는 강수를 두면서 1.9%대로 인상된 카드 수수료율을 1.89% 수준으로 낮췄다. 현대차의 막판 협상이 타결되자 다른 대형 가맹점들도 잇달아 카드사에 수수료율 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이마트를 비롯한 유통업계는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2% 초반으로 올리려는 근거를 알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자금 조달·마케팅 비용이 늘었다지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업황 악화와 대규모 투자로 현대차 못지않게 사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마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9% 감소했고 연간으로는 20.9% 감소한 462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분기 8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약진으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데다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2% 초반의 수수료율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7.6%, 35.3% 감소한 6924억원, 1784억원을 기록했다.

통신사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데다 5G 이동통신 시설 투자로 자금 사정이 팍팍한 입장이다. 인상폭을 최소화하거나 최악의 경우 인상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유통·항공·통신업계의 경우 가맹계약 해지 같은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에 비해 카드 결제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데다 고객을 유인하는 카드 마케팅 혜택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며 "현대차만큼 협상력을 가진 입장이 못 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현대차 사례 학습을 통해 이들 업계가 과거보다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 수수료율 협상이 다소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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