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80, 진정한 젠틀함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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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G80, 진정한 젠틀함의 시작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3월 17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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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자 '보좌'하듯 탁월한 주행성능·질감…완전변경 앞두고 밋밋한 디자인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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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제네시스 준대형 세단 G80의 주행질감과 주행성능에는 탑승자에 대한 배려가 가득 담겼다.

처음 차 문을 열고 좌석에 올라타는 게 매우 편하다. 저지상고와 시트 포지션이 적당한 수준을 갖춰 무릎과 허리를 굽히는데 전혀 부담이 없다. 시트는 약간 넓지만 앉았을 때 몸을 잡아준다는 느낌이 들어 착석 공간이 남는데 따른 불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주행질감이 그간 타본 어떤 차량들과 비교해도 탁월한 수준을 보인다.

핸들이 약간 무겁게 돌아가지만 어떤 주행상황에서도 흔들림없는 조작성을 발휘한다. 두 페달 답력은 미세한 단계로 구현된다. 페달을 밟는 만큼 즉각 반응이 나타나지 않지만 가속하거나 제동할 경우 차가 덜컹거리거나 차량을 원하는대로 제어하기 위한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없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속력은 서서히 올라간다. 저속 상황에서 젠틀하게 빨라지지만 시속 60㎞ 이상 중속 이상에서는 미처 느낄 새도 없이 가속된다. 차를 멈출 때도 탁월한 제동 성능을 발휘해 최종 정지 상태에 이르는 찰나 느껴지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

놀라운 주행성능 가운데 하나는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다. 서스펜션은 약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폭신폭신한 느낌의 충격 흡수력을 발휘한다. 그러면서도 객실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탑승자의 안정감을 더해주고 차가 실제 속력보다 더 빨리 나아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뒷좌석에 탄 일행이 '도로 위를 떠다니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할 정도다.

비교적 긴 휠베이스를 갖추고 있고 훌륭한 타이어 접지력을 구사함에 따라 곡선 구간을 지날 때나 크게 방향 전환하는 상황에서 탑승자 자세를 잘 잡아준다. 이밖에 엔진음이나 노면 소음이 차량 아래에서 아득하게 들리고 풍절음이 상당 부분 차단되는 등 정숙성이 보장되는 점도 차량에 품격을 더하는 요소다.

▲ 운전석 앞 유리에 투영되는 방식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길안내, 주행보조 기능 현황 등 정보가 선명하게 표시된다.
▲ 운전석 앞 유리에 투영되는 방식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길안내, 주행보조기능 현황 등 정보가 선명하게 표시된다.
주행보조시스템이 훌륭한 성능을 발휘한다. 제네시스보다 하위급인 현대차의 동종 시스템과 비교할 때 좀 더 발전된 수준을 보인다. 차로에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데서 더 나아가 차로 중앙으로 달리도록 하는 기능이 점잖게 구현된다. 경고음을 울리며 핸들을 다소 경직된 느낌으로 조정하는 대신 별도 경고 없이 부드럽게 조정해준다. 이외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구간에서 스스로 속력을 줄이는 등 기능을 갖춘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도 오차없이 영리하게 작동한다.

실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약간 더 잘 나오는 편이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강원도 화천군까지 80.4㎞ 구간을 왕복 운행하며 연비를 두 번 측정했다.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에 서울양양고속도로를 거쳐가며 고속 주행을 종종 실시했고 히터는 3~4단 세기로 틀었다 끄기를 반복했다. 신호를 받거나 앞차와 간격이 많이 좁아질 때를 제외하고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최대한 관성 운전을 실시했다.

이 때 기록한 연비가 9.4㎞/ℓ, 9.9㎞/ℓ로 공인 연비 8.3~9.1㎞/ℓ보다 살짝 더 높게 나왔다. 정속 주행을 실시할 경우 10.0㎞/ℓ를 충분히 넘길 수 있을 듯하다.

▲ 고급스러운 소재와 구성 요소들이 탑재된 대시보드 전경.
▲ 고급스러운 소재와 구성 요소들이 탑재된 대시보드 전경.

G80의 실내 구성도 정성스러운 집사의 서비스처럼 탑승자 편의를 위해 반듯하게 갖춰져 있다.

1열 통풍·열선시트와 열선 핸들, 주행모드 변경 등 주요 기능의 버튼들이 기어 노브 아래 직관적으로 모여 있어 원하는 걸 찾느라 헤맬 일이 없다. 2열 좌석에도 통풍·열선시트가 갖춰져있다. 또 이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함께 1열 시트 포지션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좌석 가운데 암레스트에 모두 탑재돼있다. 뒷좌석에 앉는 고객이 레그룸을 확보하거나 발 아래 짐을 싣는 등 각종 이유로 앞좌석 위치를 조정하기에 용이하다.

▲ 뒷좌석 모니터로 지상파·공중파 방송을 볼 수 있는 DMB와 블루투스 연결, 길안내 지도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 뒷좌석 모니터로 지상파·공중파 방송을 볼 수 있는 DMB와 블루투스 연결, 길안내 지도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앞좌석 후면에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뒷좌석 탑승자들이 TV를 시청하거나 내비게이션 지도 확인, 블루투스 연결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길 안내 서비스 등을 조작할 때는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화면과 연동되지만 DMB를 시청할 때는 서로 다른 화면이 표시된다. DMB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아쉽지만 지상파 뿐 아니라 일부 공중파 채널까지 시청할 수 있어 제법 요긴하다.

이밖에 외부 시선이나 햇빛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차양막이 문 유리와 차량 후면 유리에까지 적용돼 안락함을 더해준다.

▲ 올해 하반기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둔 G80의 외모에서 차별화한 특징은 나타나지 않는다.
▲ 올해 하반기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둔 G80의 외모에서 차별화한 특징은 나타나지 않는다.
여러 부분에서 경쟁 상대를 찾기 힘든 G80에게도 소소하게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디자인이 내실에 비해 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제네시스 엠블럼과 G80 레터링으로 차에 대한 모든 설명이 이뤄지지만 현대차 세단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등 전면부 디자인을 비롯한 외관에서는 차별성이 덜 느껴진다. 이밖에 문이 다소 무겁고 브레이크 페달이 약간 중앙으로 치우쳐 있어 가속 페달에 있던 발을 브레이크 페달로 옮길 때 동선이 약간 껄끄러운 점이 있다.

준대형 고급 세단으로서의 정체성과 여유로운 퍼포먼스에서 느껴지는 중후함은 감성적인 측면 뿐 아니라 성능에 있어서도 탑승자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 넓은 실내 공간과 국내 소비자들이 희망하는 옵션을 센스있게 잘 갖춘 점도 큰 매력 요소다.

▲ 제네시스 엠블럼을 땅에 비추는 로고 패턴 퍼들램프는 제네시스 오너에게 자부심과 남다른 감성을 안겨주는 요소다.
▲ 제네시스 엠블럼을 땅에 비추는 로고 패턴 퍼들램프는 제네시스 오너에게 자부심과 남다른 감성을 안겨주는 요소다.
최근 고급 세단의 디자인 트렌드를 감안할 때 G80이 하반기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내실에 비해 디자인이 밋밋한 점은 경쟁 열위 요소인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G80 모델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기본기와 감성은 회사 간부급 오너나 수입차를 보유할 만한 구매력을 갖춘 상황에서 패밀리카를 찾는 고객들이 충분히 반할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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