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삼성카드…카드업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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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삼성카드…카드업계 '전전긍긍'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3월 13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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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비율 확대 반대…"홀로 덩치 키우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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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업계 2위 삼성카드가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삼성카드와 카드업계 간의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카드업계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레버리지 비율 확대가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삼성카드는 건전성에 대한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드사의 손실을 만회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가 이달 중으로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TF는 당초 지난 1월 말 방안을 확정해 내놓기로 했지만 업계와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 달 넘게 늦어진 상황이다.

여기서 카드업계가 요구하는 방안 중 하나가 레버리지 비율(자기자산 대비 총자산 한도) 규제 완화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2012년부터 레버리지 비율을 6배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데 카드업계는 이를 10배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 때문에 하락한 수익을 신사업으로 상쇄하려 하는데 이마저도 레버리지 비율 때문에 제약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새 사업을 하면 자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카드업계 요구 중 부가서비스 축소보다는 레버리지 비율 완화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레버리지 규제 완화는 금융감독원 감독 규정만 바꾸면 되는 사안이고, 부가서비스 축소만큼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아서다.

하지만 삼성카드가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있어 카드업계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업계 공동 건의사항과 별개로 삼성카드가 이런 내용의 의견을 따로 금융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도 최근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카드 측은 레버리지 비율 규제가 완화되면 카드사들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대출을 지나치게 많이 늘리면서 업계 전체가 과열 경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른 건전성 악화로 오히려 카드사 수익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카드사들은 레버리지 비율을 늘려도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고금리 대출 증가는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의 증가율을 연 7% 수준으로 제한하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묶여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삼성카드의 이번 행보가 내실을 다진 뒤 홀로 덩치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행 레버리지 비율 규제 아래에서는 삼성카드가 외형 확대에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카드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은 우리(5.99배), 롯데(5.83배), KB국민(5.21배), 하나(5.14배), 현대(5.01배), 신한(4.94배) 등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3.40배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카드가 그간 리스크를 줄이는 내실 위주의 경영으로 운신의 폭을 넓힌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삼성카드 측은 "외형 성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7% 총량규제가 연간 기준이라는 점을 악용해 비정상적인 카드론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카드사 건전화에 대한 조치가 우선돼야 레버리지 비율 완화에 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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