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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상의 금융스퀴즈] 박원순의 ‘제로페이’, 유권자 아닌 소비자 마음 읽어야

조규상 기자 joec0415@cstimes.com 기사 출고: 2019년 03월 07일 오전 1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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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판매자 부담 결제 수수료가 0으로 수렴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제로페이.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사용실적이 0에 수렴해서 제로페이가 아닌가 싶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의 제로페이 결제실적은 8633건, 결제금액은 약 1억9949만원이었다. 이는 같은 달 국내 개인카드(신용·체크·선불) 결제 건수 15억6000만건의 0.0006%, 결제금액 58조1000억원의 0.0003%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20일 시작한 제로페이는 12월 말까지 1378건, 1916만원이 결제됐다. 따라서 온전한 월간 통계가 잡힌 것은 지난 1월이 처음이다. 제도 시행 이후 지난 1월까지 결제 금액(2억2000여만원)은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책정한 제로페이 홍보예산인 98억원의 2% 수준이다.

특히 결제실적 8633건은 서울시 공무원이 1만80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서울시 공무원들조차 제로페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로페이의 실패는 예견된 참사로 보인다. 사용법은 불편했고 혜택들은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물건을 살 때 간편결제 사업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맹점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바로 돈이 이체되는 결제 방식이다.

‘제로페이 전도사’인 박원순 시장도 처음 제로페이를 시연했을 때 결제까지 20초 이상이 걸릴 정도로 결제 과정이 번거롭다는 지적이다.

편리성뿐만 아니라 혜택도 겉만 번지르르 할뿐 실속이 없다는 평이다. 서울시와 정부가 제로페이의 장점으로 내세운 ‘소득공제율 40%’는 법 개정 과정을 거쳐야 하며 까다로운 공제 조건으로 온전히 적용받기도 어렵다. 소득의 25%를 사용해야 하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대형마트·백화점 등에서의 소득공제율은 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소득공제율이 30%에 불과하다.

신용카드처럼 포인트와 할인 혜택도 없어 소비자들이 바로 느끼는 체감도는 훨씬 낮다는 지적이다. 또한 신용카드 같은 외상구매 기능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서울시는 현재 ‘착한 서울시민 당신에게 47만원이 돌아옵니다’라고 제로페이를 광고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재래시장 등을 돌며 대대적인 홍보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마치 선거기간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이다.

그러나 전시행정으로 전락하고 있는 제로페이를 대대적인 홍보로 살리겠다면 큰 오판이다. 실효성 있는 제로페이로 거듭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대적인 홍보로 유권자의 마음을 훔칠 수는 있어도 소비자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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