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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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2월 27일 2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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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쌤앤파커스/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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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하느님이 태초에 호모 사피엔스를 창조했다면 스티브 잡스는 포노 사피엔스를 창조해냈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자기 신체의 일부처럼 여기는 인류를 의미한다. 이들은 불과 10년 사이 라이프스타일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고 이로 말미암아 인류 사회의 근간은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시장 생태계의 중심에 등장한 신인류는 전 세계 비즈니스 질서와 자본의 무게를 재편하고 있다. 문명의 교체가 일어나는 '혁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혁명은 이미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다. 지난 10년간 지상파 TV, 신문 등 매체의 광고수익은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네이버와 유튜브의 점유율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유튜브의 동영상 점유비율은 작년 무려 85%에 이르렀다.

유통 역시 마찬가지다. 대형마트 매출은 줄고 온라인 판매는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의 백화점 3분의 1이 문닫았고 소형매장들의 폐점 현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은 모든 상거래에서 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같은 스마트폰 결제를 표준으로 하고 심지어 상하이에서는 거지들마저 QR코드 목걸이를 걸고 다닌다.

우리나라 역시 작년 드디어 온라인소비 연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며 혁명의 물살에 합류했다. 혁명은 특별한 비즈니스 세계에서가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일상의 변화를 만든 근본 원인은 권력이나 자본과 같은 특정세력이 아니라 포노 사피엔스의 자발적 선택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상상을 초월할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과거보다 훨씬 많은 양의 데이터를 매일 같이 소화하고 있고 심지어 전문가들만 독점해왔던 고급 지식도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간 스마트폰의 부작용을 더 크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익숙한 생태계에 커다란 위협을 주는 파괴적 변화 앞에서 인간의 자기방어 본능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전 세계의 36억 명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포노 사피엔스 문명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스마트폰 관련 기업을 세계 최고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는 동시에 포노 사피엔스의 문명에 반하는 기업들이 쇠락하게 만들었다. 이들이 세상의 비즈니스를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포노 사피엔스의 문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의 여부에 따라 우리 운명이 달려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의 저자 최재붕 교수는 첨단기술 연구에 매진하던 엔지니어였다. 그러던 중 2005년 최재천 교수와 함께 한 공동연구를 통해 인류의 진화라는 새 세계에 눈을 떴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내는 모든 변화를 기술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풀어보기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류에게 일어난 급격한 변화를 인지한 뒤 관련된 모든 현상을 진화론, 심리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연구해왔다.

아이폰 출시 이후 지난 10년간 발생한 급격한 시장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연구했다. 인류의 소비욕망과 그에 따른 소비방식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어떻게 변했으며 이로 인해 초연결사회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도출한 결론을 이 책에 담았다. 시장혁명으로 인해 바뀌는 질서를 두루 돌아보고 이러한 변화를 기반으로 성공한 기업들을 보며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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