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양 달라져도 '착한 기업'은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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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외양 달라져도 '착한 기업'은 이어간다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2월 28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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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본무 회장, 임종 전 50억원 기부로 '귀감'…LG그룹 "사회공헌 규모 지속 확대"
▲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입구.
▲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입구.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LG그룹(회장 구광모)이 최근 경영진 세대 교체, 사업 재편, 자산 규모 변동 등 외적 변화를 보이며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한편 사회공헌활동에 공들이는 '착한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재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LG그룹의 작년 자산 규모는 130조여원으로 재계 4위 수준을 보였다.

LG그룹의 전년 대비 자산규모는 7조여원 증가하고 순위는 유지됐다. LG전자,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들이 사세를 확장하고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적극 단행하는 등 행보에 따른 결과다.

LG그룹은 지난해 6월 구광모 회장이 새로 취임한 뒤 외부 인사가 새 경영진으로 영입되고 계열사의 수장이 교체되거나 기업별 부서가 신설, 통·폐합하는 등 대대적인 재편 과정을 거쳤다. 조직 안정을 위한 일부 요소만 남겨두고 그룹 전반적인 혁신을 도모하려는 취지다.

LG는 그룹 본연의 경영에 집중하고 내실을 다지는데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도 사회공헌 분야에 대한 외부 평가는 우수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가 작년 12월 발표한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분야 순위에서 LG가 31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45계단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산 규모 418조여원으로 1등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전년보다 25계단 오른 64위에 오른 것과 대조된다. RI는 기업 지배구조와 사회적 영향, 근로자 대우, 제품 서비스 등을 기준으로 기업별 CSR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LG그룹이 CSR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요인으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철학이 경영 기조에 녹아든 점이 꼽힌다. LG그룹은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이라는 그룹 경영철학을 사회공헌활동의 바탕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사업 규모를 성장시킬수록 사회공헌활동의 양적·질적 수준도 함께 개선하고 있다.

그룹 창업 이래 최고경영자(CEO) 의지가 반영된 CSR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점은 그룹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초대 회장이 1969년 LG연암문화재단을 설립한데 이어 2대 수장을 맡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1991년 LG복지재단을 출범시켰다. 작년 5월 별세한 고 구본무 회장은 1997년 LG상록재단을 만들고 2015년에는 LG의인상을 제정했다. 각 CEO가 만든 재단이나 시상 제도 등 고유 사회공헌 사업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고 구본무 회장은 임종 직전 외부에 알리지 않고 그룹 3대 사회공헌재단에 총 5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재계 귀감이 되고 있다. 고 구본무 회장 유족들은 회장 유지(遺志)에 따라 작년 말 각 재단에 기부했다.

구광모 회장은 현재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그룹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CEO직에 안착하느라 CSR 활동 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LG의인상 수혜 대상을 '의미있는 사랑을 보여줘 귀감이 된 시민들'로 확대하고 지난달 말 전국 아동복지시설 262곳에 공기청정기 3100여대를 기증하는 등 선대 회장들의 CSR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그룹은 과거 사회공헌활동에 들인 비용의 규모나 구체적인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각 계열사나 생산공장 단위로 진행되는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확대해나간다는 방향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전자, LG하우시스 등 각 계열사들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또 기존 사업 규모를 축소시키지 않고 지원이 필요한 분야를 발굴해 계획을 실천하는 등 사회공헌활동 범위를 더욱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이 그간 이행해온 사회적 책임이 우호적인 대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공헌활동 자체에 충실한 가운데 본연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을 적절히 관리해 CSR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았다는 관측이다.

CSR 연구기관 코스리(Kosri)의 고대권 대표는 "LG그룹의 사회공헌활동은 지배구조, 임직원 도덕성 등 사업적 리스크에 대한 관리 역량과 더불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며 "경영진 세대교체 이후에도 지금까지 잘해온 CSR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혁신적·실험적 활동을 확대 추진한다면 더 많은 외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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