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이후 SKT는 티브로드, KT는 딜라이브와 접촉하며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유료방송시장 1위는 30.86%를 보유하고 있는 KT다. LG유플러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절차 등을 거쳐 인수가 확정되면 24.43%로 2위 사업자로 이름을 올린다.
만약 SKT가 점유율 9.86%의 티브로드를 인수하면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 13.97%에 더해 총 23.83%의 점유율로 3위 사업자에 오른다.
KT의 경우 점유율 6.45%의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KT 스카이라이프까지 더해 총 점유율 37.31%로 2위와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그러나 KT는 유료방송시장 개편 상황에 다소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지난해 일몰됐던 '합산규제'를 국회에서 재논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합산규제란 케이블TV(SO)와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시장에서 특정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인 33%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이는 지난해 6월 3년 시한 종료로 일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KT의 점유율이 최대 40% 이상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독과점을 막아야하는 차원으로 합산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M&A를 하겠다면 KT스카이라이프의 계열 분리부터 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회에서 합산규제에 대한 논의가 물살을 타도 국내외 시장 상황을 미뤄볼 때 KT가 M&A 추진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들어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들이 국내에 자리 잡고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어 M&A 등을 통해 유료방송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려운 이통사의 특성상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케이블TV를 인수해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이통사들이 겪고 있는 실적 부진까지 극복할 수 있는 카드로 유료미디어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KT가 M&A 논의나 인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3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벌리지도 못하고 밀고 들어오는 해외 OTT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그러면서 합산규제가 오히려 특정 사업자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유료방송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자발적 시장 개편에 제동이 걸리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지 못하면 그간 쌓아온 'IT 강국' 이미지도 실추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사업자의 독과점은 합산규제가 아니더라도 이미 마련돼 있는 제도나 규제를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며 "시대를 역행하는 합산규제를 손댈 것이 아니라 기존의 규제에 허점을 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