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VS 정부, 페이전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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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VS 정부, 페이전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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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기반 간편결제시장, 주도권은 누가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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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정부와 카드사가 올해 지급결제시장에서 제대로 맞붙는다. 정부가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춘다며 제로페이 서비스를 도입하자 수익성이 악화될 위기에 처한 카드사들이 변화하는 지급결제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시중은행 및 간편 결제사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서울시·지방자치단체의 제로페이가 대대적인 홍보를 앞세워 영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기존 여신결제(외상) 기능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QR코드 기반의 모바일 간편결제시장에서 누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제로페이, 번거로운 결제방식 해결이 관건…카카오페이 합류는 큰 힘

제로페이는 서울시·지방자치단체와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등 정부를 등에 업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우선 판매자가 부담하는 결제 수수료가 0%에 수렴한다. 연매출 8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의 경우 제로페이로 결제시 수수료가 0%다. 매출액 8억~12억 원의 경우 0.3%, 매출액 12억 원 초과 소상공인 0.5%의 수수료가 책정된다.

서울시내 전체 사업체 10곳 중 8곳인 66만 개가 소상공인 업체로, 카드 가맹업체(53만3000개) 90% 이상이 연매출 8억원 이하의 영세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에 100만명 이상의 자엽업자들이 수수료 감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전국적으로는 50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로페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소득공제 및 공공시설 이용 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로페이의 소득공제율은 40%인데 이는 15%인 신용카드, 30%인 체크카드에 비해 혜택이 크다.

또한 지자체와 협업으로 공용주차장, 문화시설 같은 공공시설 이용료 할인방안을 마련하고, 제로페이 시범상가를 중심으로 지자체, 상인회 등과 협업해 포인트 적립과 같은 공동마케팅도 계획중이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한 달 여간의 시범 운영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제로페이는 아직 가맹점수 부족에 따라 찾기도 힘들고 사용도 번거롭다는 지적이다.

제로페이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서울시, 경남 창원시, 부산 자갈치시장 등 3개 지역에서 핵심 상권 109곳을 시범상가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은 지난 23일 기준 4만699개다.

이에 중기부는 오는 4월까지 GS25,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씨스페이스 등 6대 편의점 가맹본부와 제로페이 일괄 가맹을 추진한다. 또 교촌치킨, 골프존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과도 상생의 일환으로 순차적으로 가맹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연합회, 외식업중앙회,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등 소상공인 협·단체 및 지자체와 제로페이 가맹점 확산을 위한 협업체계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부처 측은 오는 2월 광역시·도 국장급으로 구성한 전국 협의체와 지역별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여기에는 지방중기청장과 지자체, 소진공 등 단체들이 포함된다.

결제시간 및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가맹점에 비치된 포스(POS)와 연동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다. 중기부 측은 향후 온라인·교통 결제 기능도 상반기 중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중기부는 한국전자영수증, KG이니시스, 코스콤, 한패스, 핀크, 이비카드(캐시비),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티모넷, 하렉스인포텍(유비페이), KIS정보통신, KSNET 등을 벤사업자로 모집했다.

아울러 은행 20곳, 간편결제사 4곳 등 모두 24개 기관이 참여해 시범운영 중인 제로페이는 최근 카카오페이, KT(케뱅페이), 이베이코리아(스마일페이), 11번가(11페이)도 본 사업에 참여시키며 영역 확장에 나섰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합류는 제로페이의 흥행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오프라인 결제 방식인 QR코드를 도입해 지난해 12월 기준 약 19만개의 가맹점, 누적이용자 2600만명을 확보했다. 월 활성이용자수(MAU)도 지난해 11월 기준 1200만명에 달한다.

조재연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제로페이가 명실상부한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QR페이, 카드사 단합될까…기존 800만 가맹점 QR페이로 전환시킨다

신한카드·롯데카드·비씨카드 등 카드 3사는 이달 중 QR코드 방식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드사 QR결제의 가장 큰 특징은 계좌이체 방식의 다른 페이 서비스와 달리 신용카드처럼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와 제로페이의 경우 계좌이체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계좌에 잔액이 없으면 결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카드사 QR결제는 신용카드 기반이기 때문에 1개월간의 외상 거래가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기존 카드에서 사용하던 포인트와 할인, 마일리지 등의 혜택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다. 가맹점의 경우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 없어 밴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는 플라스틱 카드 대비 0.14%포인트 낮아진다.

아울러 카드사들이 확보하고 있는 800만개에 달하는 가맹점 수도 큰 무기다. 가맹점은 별도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고 가맹점 전용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카드사 공통 QR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3개 카드사는 거치대형·스티커형 QR 결제 코드, 출입문 및 결제 방법 스티커, 안내장 등으로 구성한 'QR페이 키트'를 가맹점에 배포하는 등 서비스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다만 롯데카드와 신한카드, 비씨카드 3사 외에 삼성·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등 5개 카드사가 아직 합류하지 않았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롯데·신한·비씨카드는 시루정보와 운영 위탁 계약을 맺은 상태지만 통합 앱을 아직 구축하지 않은 KB국민·현대·삼성카드는 나이스정보통신과 운영 위탁 계약을 맺은 상태다. 카드사 간 QR연동을 위해서는 중간에 정산 운용사를 하나로 통일해야 하지만 카드사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QR페이는 제로페이 보다 가맹점 확대에 이점이 있고 쉽게 결제가 가능하다"면서 "아직 통합 앱에 합류하지 않은 카드사들도 합류하게 되면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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