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카드사, '풍성함' 사라진 설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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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카드사, '풍성함' 사라진 설맞이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2월 01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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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비 축소 압박에 경품·무이자 할부 이벤트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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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카드사들이 매년 설을 앞두고 진행하던 경품 증정이나 무이자 할부 등 각종 이벤트가 대거 사라졌다.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손실분 보전을 위해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는 올해 설 이벤트 규모를 예년보다 대폭 줄이거나 없앴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올해 이벤트 규모를 작년에 비해 절반가량 줄였다. 요식·쇼핑·여행 업종에서 3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 마이신한포인트를 1만포인트 지급한다. 다만 작년에는 기준을 충족하는 모두에게 지급했으나 이번에는 1000명으로 제한했다.

삼성카드는 자사 카드로 할인점에서 선물세트를 구매하면 상품권이나 현장할인 혜택을 주는 행사를 예년과 비슷하게 진행한다. 대신 경품 증정 행사의 규모를 작년보다 20%가량 줄였고 온라인쇼핑 등의 무이자 할부 규모도 축소했다.

KB국민카드도 작년보다 행사 개수를 줄였다. 지난해에는 '2018년 설맞이 대형마트 현명한 장바구니 혜택', '호남·충청·제주 설맞이 더블 이벤트' 등 약 6건의 행사를 했으나 올해는 3건 정도만 진행한다. 특히 경품 증정 행사는 아예 없애 전체 마케팅 비용을 20~30%가량 줄였다.

비씨카드도 예년보다 혜택을 축소했다. 지난해 설에는 온·오프라인 가맹점 13곳과 손잡고 구매 금액에 따라 할인이나 상품권을 제공했지만 올해 행사 규모는 이보다 작다. 설 전후로 모든 업종에서 제공하던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올해는 없다.

하나카드는 매년 펼치던 설맞이 이벤트를 올해는 한 건도 하지 않는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아울렛 매장 세이브존과 제휴해 선물세트 최대 40% 할인과 2~5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했다. 킴스클럽에서는 하나카드를 이용하면 선물세트 가격을 최대 30% 할인해 줬다.

롯데카드는 그룹 계열사 위주로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 설 선물세트 구매 시 최대 40% 할인을 제공하거나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작년에는 이마트나 홈플러스,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도 선물세트를 사면 할인 혜택이나 상품권을 주는 행사를 벌였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이벤트를 알리기 위한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설 이벤트는 풍성함이 중요한데 그 정도로 행사를 벌이지도 못하는데다 자칫 당국에 출혈 경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1일부터 우대 수수료 적용 가맹점이 확대됨에 따라 이로 인한 연간 가맹점 수수료 인하 규모는 1조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액이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 감축으로 마련된다.

정부는 이 비용을 카드사 간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으로 봤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 비용을 줄이면 당장 소비자의 혜택이 크게 줄어든다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우려했던 대로 일반 소비자의 혜택이 줄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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