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필라이트 꼼짝마" 발포주로 분위기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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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필라이트 꼼짝마" 발포주로 분위기 반전?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1월 18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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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선호 트렌드에 출시 결정…필라이트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 하이트진로 '필라이트'의 아성에 오비맥주가 도전한다.
▲ 하이트진로 '필라이트'의 아성에 오비맥주가 도전한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가 선점한 발포주 시장에 오비맥주(대표 고동우)가 도전장을 냈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중시 여기는 젊은 층을 공략해 기세가 등등한 수입 맥주를 견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비맥주는 내달 중순 발포주 신제품 '필굿'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다.

맥아함량이 10% 미만인 발포주는 '기타주류'로 분류돼 주세율이 30%만 적용된다. 일반 레귤러 맥주에 붙는 주세는 72%에 달한다.

이 때문에 발포주는 레귤러 맥주보다 40% 가량 저렴한 가격이 책정된다. '4캔에 1만원'인 수입맥주보다 더 저렴한 '12캔에 1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발포주는 맥주 판매대에 같이 진열되기 때문에 누리는 메리트도 크다.

일본에서는 경제 위기가 대두되던 1995년 발포주가 처음 등장했지만 국내에서는 2017년 4월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가 처음이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 '맥스' 등 레귤러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원치 않은 인기에 맥주 매출이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가정용 시장을 공략해 출시한 필라이트가 6개월만에 1억캔 이상 판매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하이트진로는 여세를 몰아 청량감을 더한 '필라이트 후레쉬'라는 신제품까지 내놓으며 시장 독주 체제를 굳혔다. 그 결과 필라이트 브랜드는 1년6개월 만에 4억캔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국내 발포주 카테고리의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처음 필라이트를 출시한 2017년 3%에서 지난해 6%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맥주 브랜드 '카스'를 보유한 국내 점유율 1위 업체 오비맥주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장 규모가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비맥주의 경우 지난 10년간 발포주를 만들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형태로 일본의 여러 브랜드에 수출해온 만큼 노하우는 이미 풍부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발포주를 출시할 경우 카스의 점유율이 뺏기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게 사실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미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발포주 출시를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었다"며 "카스가 잘 되고 있어서 고심을 했지만 발포주의 가성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좋아 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기존 맥주 제품과의 구분을 두기 위해 필굿 제품 전면에 발포주의 영어 표기명인 'Happoshu'를 표기했다. 필라이트의 경우 뒷면에 기타주류라고만 표기돼있다.

다만 제품 이름이 필라이트(FiLite)와 필굿(FiLGOOD)으로 유사한 데다 제품 캐릭터도 각각 동물인 코끼리와 고래를 선택해 여러모로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초 동물, 자연, 만화, 추상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고심했지만 발포주는 가벼워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고려해 제품 캐릭터를 웃고 있는 고래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선 수입맥주의 인기와 더불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영향으로 저녁 회식자리가 줄어든 대신 가정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어난 것도 발포주의 인기요인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류 시장은 일본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 발포주 인기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맥주가 싱겁다는 비판이 많지만 발포주는 맥아가 10%임에도 불구하고 싱겁다는 평가보다는 가성비 뛰어나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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