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끝없는 권력다툼 '눈살'…은행 정상화 안중에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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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끝없는 권력다툼 '눈살'…은행 정상화 안중에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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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회장·은행장 겸직 두고 계파갈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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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 겸직을 시도하자 은행 안팎으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10개월째 공석인 대구은행장 자리를 두고 끝없는 권력다툼으로 대구은행 정상화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DGB금융지주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추천한 김태오 회장의 행장 겸직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개최 시기를 18일 오후 4시로 연기했다.

은행 안팎에서 김 회장의 겸직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대구은행 임추위도 내부 의견 조율을 위해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주 자추위는 지난 11일 회의를 열고 2020년 12월31일까지 김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직을 결의했다.

김 회장은 직접 사내 방송을 통해 "과거와 단절, 책임경영이라는 대의 기준을 충족할 만한 은행장 후보자를 찾지 못했고, 계속된 직무대행 체제 또한 조직 안정화와 DGB 발전을 지연해 부득이 한시적 은행장 겸직체제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한 위임을 통한 자율경영체제 구축과 선진화된 지배구조 등으로 과거 회귀나 권력 독점 폐단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은행장 육성프로그램을 통해 순수 혈통의 차기 은행장을 양성한 후 미련 없이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은행의 상무급 이상 현직 임원들도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이어진 10개월간의 은행장 장기 부재 상황은 반드시 종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상공회의소는 "겸직 결의가 향후 뛰어난 은행장을 양성하기 위한 한시적인 조치이고, 은행장에 추천할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한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겸직을 지지했다.

반면 은행 이사회, 노조 등 일부 임직원들과 대구시민대책위원회 등은 김 회장의 겸직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3급이상 간부들로 구성된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대구은행 노조(제2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내고 "노조와 전 임직원, 지역사회는 겸직을 결단코 반대한다"며 "은행 임추위는 지난 9일 겸직 불가를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에 따라 부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은행부패청산 대구시민대책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권력의 부정부패는 권력자 선의에 기댈 수 없고 견제 장치를 마련한다 해도 제대로 작동할지 미지수"라면서 "대구은행 내부 인사 중에 지금도 없는 은행장 적격자가 1∼2년 후라고 생길 것인지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구은행장 선임이 이처럼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DGB금융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DGB금융은 그동안 박인규 전 회장이 나온 대구상고(현 대구 상원고)·영남대 출신이 계파를 형성해 권력을 독점하다시피 하다가 김태오 회장이 취임하면서 김 회장이 졸업한 경북고 출신들이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실제로 김 회장은 취임 후 인적쇄신을 이유로 11명의 임원을 내보냈는데 이 가운데 9명이 대구상고 또는 영남대 출신의 이른바 '박인규 라인'이었다.

또한 대구은행장 선임을 두고도 김 회장은 여러 차례 겸직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결국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대구은행 이사회의 의견을 묵살하면서 겸직을 받아들였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대구은행장 후보로 영남대 출신인 노성석 전 DGB 금융지주 부사장과 박명흠 전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10개월째 수장이 없는 상황으로 돌아가는 비상경영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권력다툼만 계속되고 있다"면서 "내부 정상화와 지역은행으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하루 빨리 행장 선임을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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