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연봉에 학자금까지…은행권, 퇴직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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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치 연봉에 학자금까지…은행권, 퇴직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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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의 희망퇴직이 줄을 잇고 있다. 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디지털화에 따른 대면 거래 축소,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이유로 고령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최근 임금피크 전환·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에 6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이는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407명) 규모의 1.5배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대상과 특별퇴직금 규모를 늘려 신청자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이 새로 포함되면서 대상자가 기존 1800여명에서 2100여명으로 늘어났다. 특별퇴직금은 임금의 21∼39개월치며, 자녀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특별퇴직금은 지난해 최대 36개월치보다 3개월분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연초 실시한 희망퇴직에 230명이 신청했다.

신한은행은 부지점장급 이상 일반직 중 1960년 이후 출생자, 차장 및 과장급(4급) 이하 일반직, 무기계약인력, 관리지원계약인력은 1964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최소 근속연수는 지난해 말 기준 15년 이상이다.

특별퇴직금은 월평균 임금의 8~36개월치를 준다. 여기에 자녀 대학 학자금 최대 2800만원, 전직·창업 지원금 1000만원 등을 추가로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자 500명 중 400여명이 신청하는 등 신청자 비율이 80%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민영화가 되면서 특별퇴직금이 증가하며 신청자가 몰렸다.

우리은행은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월평균 임금 36개월치를 준다. 여기에 중학생 이상 자녀 1인당 학자금 2800만원과 재취업 지원금 명목 2000만원 등을 지급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약 600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명예퇴직 신청은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퇴직금은 20~36개월치가 지급됐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만 55세가 돼 임금피크제 진입을 앞둔 1964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14일부터 16일까지 특별퇴직 희망자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자는 330여명이다.

퇴직자로 확정되면 31개월치 임금에 해당하는 특별 퇴직금을 받는다. 출생한 달에 따라 최대 5개월치 임금이 더해질 수 있다. 아울러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도 지급된다.

이처럼 은행들이 인력감축에 나선 것은 온라인뱅킹, 모바일뱅킹 등이 확산되며 필요 인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청년채용 확대를 강조한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해 5월 기자간담회에서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퇴직금을 많이 주면 10명이 퇴직할 때 젊은 사람 7명을 채용할 수 있다"며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은행들이 눈치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화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은행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는 입장에서 정부가 강조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 발맞추기 위해 희망퇴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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