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명은 CU의 '우쥬 베리미', GS25의 '유어스 딸기 샌드위치', 세븐일레븐의 '듬뿍듬뿍 딸기샌드'다. 정직한 이름을 쓴 GS25를 제외하면 젊은 감각을 투영하고자 한 시도가 엿보인다.
사실 딸기 샌드위치의 원조는 GS25다. 이 업체는 지난 2015년 햄, 야채 샌드위치 일색이던 시장에 과일 샌드위치라는 장르를 처음 개척했다. 딸기샌드위치는 출시 첫해만 100만개가 넘게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CU와 세븐일레븐도 이듬해 레시피를 딴 제품을 출시했다.
무려 3년여간 인기를 끈 제품이지만 직접 먹어본 적은 전무했다. 빵 안에 생크림과 딸기가 들어가는 비주얼 자체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어떤 맛을 낼지 두려움이 앞섰다.
우선 상품 입고 수량은 '점바점'(지점 by 지점)은 아닌 듯 했다. 동네 편의점을 돌아다닌 결과 한 지점당 딸기 샌드위치는 딱 1개씩만 진열돼있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한번 허탕을 쳤지만 세상은 넓고 편의점은 많다. 삼총사를 '득템'하는 게 크게 어렵진 않았다.
총 구매 비용은 6700원. 가격은 CU와 세븐일레븐이 2200원, GS25가 2300원으로 100원 더 비쌌다.
'국민 과일' 딸기를 담은 제품인 만큼 패키지부터 남다른 감각을 자랑한다.
GS25와 세븐일레븐의 패키지 디자인은 유사했다. 일본어∙중국어 안내와 밀, 대두가 함유됐다는 사실을 전면에 안내하고 딸기 실사를 강조한 측면에서 특히 그랬다. 반면 CU는 수줍음을 타는 듯한 딸기 캐릭터가 새겨져 있었다.
GS25는 비닐로만 감싸져 있어 제품이 손상될까 떨렸지만 일회용품 절감 측면에서는 탁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U는 플라스틱 팩 위에 비닐을 덮었고 세븐일레븐은 플라스틱 팩+비닐 포장에 한번 더 비닐을 씌웠다. CU는 플라스틱과 비닐 사이 포장이 들떠있는 바람에 비닐에 아까운 생크림이 많이 묻어있었다. 미각과 제품보호 측면에선 세븐일레븐의 압승이었다. 딸기우유 색의 비닐 포장이 누가 봐도 "저는 딸기 샌드위치에요!"를 광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수 십 년간 '눈속임 포장'에 당해온 입장에선 호락호락하게 믿을 수만은 없었다. 제품을 뜯어 속 사정을 살펴보기로 했다.
제품을 개봉하자마자 상큼한 딸기 향이 확 번진다. 편의점 샌드위치 빵 특유의 술 냄새(?)도 났다. 샌드위치 식빵은 테두리를 모두 잘라난 상태였고 색깔도 비슷했다. 생크림 케이크의 '저렴이' 버전 맛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성비 측면에선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새콤달콤한 딸기 생크림 케이크 맛을 가장 잘 구현한 제품은 CU였다. 크림이 적당히 달아 딸기와 조화를 이뤘고 빵도 싱싱했다. 딸기의 비주얼이 가장 싱싱했고 실제로 과육도 잘 살아 있었다.
GS25 제품은 딸기가 덜 달아 생크림 맛만 났다는 것이 기자와 실험조교의 총평이다. 양 때문인지는 몰라도 세븐일레븐 제품의 딸기 맛이 가장 달게 느껴졌다. 다만 생크림 속에 넣었다는 마스카포네 크림치즈의 맛은 느끼지 못했다.
딸기 양과 맛, 패키지 등 종합적인 부분을 살펴봤을 때 CU의 우쥬 베리미에 1등을, 세븐일레븐의 듬뿍듬뿍 딸기샌드에는 2등을, '원조'인 GS25 딸기 샌드위치에는 아쉬운 3등을 매겼다. 미처 시식하지 못한 이마트24 '땡큐베리 딸기샌드'는 다음을 기약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