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보험료 카드결제 확대…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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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보험료 카드결제 확대…이유는?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2월 15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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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결제 수수료 인하 불가능…사실상 논의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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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보험료 카드결제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보험업계는 카드사에 떼어주는 수수료를 줄여야 카드결제 확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최근 카드수수료율 개편으로 줄도산 위기에 처한 카드업계는 오히려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올려야할 처지에 놓였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의 골자는 연 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카드업계의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대형 가맹점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다고 판단했다.

연 매출 30억~500억원 구간인 일반 가맹점의 경우 카드 수수료율이 2.18% 가량인데 반해, 연 매출 500억원을 넘는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약 1.94%에 그치고 있어 상대적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카드사들로 하여금 연 매출 500억원 이하 일반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을 1%대로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 매출 500억원이 넘는 대형 가맹점들로서는 향후 추가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국내 보험사들 모두가 수익 규모 상 대형 가맹점에 속한다는 것이다. 생보업계에서 수입보험료(매출) 규모가 가장 작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지난해 연간 매출 53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에 적용되는 카드결제 수수료율도 지금보다 더 내려가긴 어렵게 됐다. 카드사들이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입을 손실은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대형 가맹점에서라도 메꾸려면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되레 올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입장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보험사들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2014년 4.51%에서 5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현재 3%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행 2.2%의 카드결제 수수료율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험사들은 카드결제 수수료율이 1%대로 내려가야 카드결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보험사들이 카드결제를 확대하기는커녕 되레 카드결제가 가능하던 일부 상품마저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수년째 카드결제 수수료율 인하를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오히려 (수수료율이) 인상되면 카드결제 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번 카드수수료율 개편으로 보험사에 카드결제 확대를 요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또 2010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카드결제 여부는 업계 자율로 정할 수 있다. 법적으로도 보험사는 카드결제를 확대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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