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낮추고 새 옷 입고…막걸리 전성기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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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 낮추고 새 옷 입고…막걸리 전성기 되찾을까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2월 12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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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소폭 상승세 이어져, 주세법 개정에 기대

▲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최신 트렌드를 입힌 제품을 출시하며 제2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최신 트렌드를 입힌 제품을 출시하며 제2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젊은 감각을 더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층 다변화에 나섰다. 해외 수출 부진으로 인한 최근 몇 년간의 부진을 털고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탁주(막걸리) 소매시장 규모는 2014년 3012억원에서 2015년 3006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16년 3112억원으로 3.5%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3559억원으로 14% 성장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막걸리는 2000년대만 해도 '한류' 열풍에 힘입어 날개 돋친 듯 해외로 팔려 나갔다. 하지만 수출액은 2011년 5273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6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에는 4분의 1 가량 쪼그라든 1224만7000달러에 그쳤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최근 2~3년간 전통 막걸리에 저도, 퓨전, 프리미엄 등 최신 주류 트렌드를 접목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막걸리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20~30대 소비자를 포섭하면서 해외 진출 물꼬를 트기 위한 전략이었다.

막걸리 업계 저도주 시대를 처음 연 것은 지평주조다. 이 업체는 막걸리의 기본 알코올 도수가 6도였던 2015년 '지평생쌀막걸리'의 도수를 5도로 낮춰 출시했다.

이후 매출은 2015년 45억원, 2016년 62억원, 지난해 11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9월 17일까지의 매출이 110억원을 돌파하면서 전년 수치를 가뿐하게 뛰어 넘었다. 지평주조는 올해 목표 매출액인 16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수막걸리'로 유명한 서울장수주식회사는 지난 10월 22년만의 생막걸리 신제품 '인생막걸리'를 출시했다. 소비자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반영해 맛과 라벨 디자인, 알코올 도수 등을 설정했다.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공략해 보라색, 노란색, 하늘색 라벨을 입히고 도수는 5%로 낮췄다.

앞서 4월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캔막걸리 '드슈'와 '막카오'도 출시했다. 드슈는 파인애플, 막카오는 카카오닙스 등 젊은 세대에 익숙한 원료를 사용했으며 알코올 도수도 4도로 낮다.

국순당의 경우 지난 5월 출시한 프리미엄급 막걸리 '1000억 유산균 막걸리'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 제품은 5단 복합발효 공법을 적용해 생성된 식물성 유산균이 막걸리 1병(750ml)에 1000억 마리 이상 들어있는 점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생막걸리 1병에 1억마리 가량의 유산균이 들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약 1000배나 많은 수준이다. 도수도 5%로 낮춰 잡았다.

출시 2개월만에 20만병이 넘게 판매됐으며 '우국생'이나 '국순당 생막걸리' 등 국순당의 기존 막걸리 라인업을 제치고 대형마트 판매 1위 제품으로 등극했다.

국순당은 또 최근 '박항서 열풍'이 부는 베트남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순당은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 기간 동안 주요 대형마트에서 시음행사를 벌이고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세법 조항이 막걸리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막걸리는 과일향 등 첨가물이 들어가면 주세법상 탁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돼 세금이 기존 5%에서 30%로 6배나 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는 일본에서 특히 각광 받으면서 2011년경까지 수출 호황을 이뤘지만 한류 열기가 식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국내에서는 매출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으며 주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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