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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의 밑줄긋기] 노동계 도 넘은 ‘광주형 일자리’ 비토, 명분 있나

무조건 반대보다는 대화 이어가야…‘위기돌파’ 대안 마련에 진정성 보일 때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12월 10일 오전 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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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자동차 산업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가 노동계의 극렬한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 반대의 이유로 중복 과잉 투자에 따른 국내 자동차 산업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국내 자동차 공장 시설 중 70만대가 유휴 상태인데다 경차 시장 규모는 줄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 법인 설립은 출혈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는 지속 가능성이 없고 사업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기둥인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라며 “광주형 일자리가 합의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과 현대차를 살리기 위해 총파업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근로 조건이 기존 업계 관행에 비해 파격적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을 지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광주형 일자리 사업 계획에는 구체적인 시기별 사업 계획이나 시장 분석, 수요 전망 등 사업 타당성을 뒷받침할 자료나 근거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기아차 노조는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취지로 이달 6일 4시간씩 불법 파업을 단행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전국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 총파업에도 동참해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을 2시간씩 실시했다. 앞으로도 광주형 일자리 사업계획 무산을 위해 불법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다만 사업 취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로 사업을 아예 없던 일로 하자는 노조 요구는 현재 국내 업황을 감안할 때 다소 무리수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산차 업체들이 바뀐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당장 실적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조9210억원, 775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전년동기(3조7994억원) 대비 49.4% 감소해 반토막났다. 기아차는 작년 노조 통상임금 지급의 기저효과로 전년동기(3598억원) 대비 115.5%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2016년 같은 기간 실적(1조9292억원)을 감안하면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실적부진은 지금까지의 사업구조만으로는 더이상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생산성 부족, 즉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발목을 잡은 측면이 크다. 

광주형 일자리는 실업률 악화와 자동차산업 위기가 겹쳐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구조를 타파해보자는 게 핵심적인 사업 취지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광주 신설법인 근로자들에게는 임금 액수가 기존 대비 축소된 대신 주거, 육아 등 복지 혜택이 제공된다. 현대차는 인건비 및 시설투자비 절감에 따른 원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소속 근로자와 현대차 모두에게 이득을 주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사업 취지가 충분히 가치 있다면 사업계획은 보완하면 된다. 사업타당성이 충분하지 않다면 의견을 조율하고 실효성 있는 세부사항을 마련하는 게 먼저다. 

현대·기아차 노조와 한 식구인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광주형 일자리 취지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대의 명분이 약하다는 방증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소속 광주그린카진흥원 지부는 지난 6일 민주노총의 ‘광주형 일자리 저지 방침’에 우려를 표하고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명광재 광주그린카진흥원 지부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위기를 돌파할 탈출구가 안보이는 상황에서 산업을 되살리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지부는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점을 떠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청년 일자리가 보장되는 등 한국 산업이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사측도 잠정합의안 도출 직전 내용이 일방적으로 변경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투자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협의는 지속할 방침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활력 잃은 국내 자동차 산업계에 한 줄기 빛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노조도 무턱대고 반대만 해서는 안된다. 대안없이 불법 행위까지 동반한 강경 반대는 맹목적으로 비치거나 단순히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담긴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위기 돌파구 모색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무조건 계획 무산’이나 ‘책임자 처벌 촉구’는 지양해야 한다. 산업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든지 지자체, 사측,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발굴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올해 사측과 임단협을 극적 타결할 당시 자동차 산업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사측과 형성한 공감대를 되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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